크리스마스 이브도 혼자이면 안 될 것 같아
사람들에게 우리 집에서 보자는 얘기를 했다.
한껏 고조된 분위기 속에
외로움도 잠시 잊는듯하더니
하나둘 떠나가니 점점 대화의 간격이 길어진다.
그 어색함을 눈치챘는지
마지막 남은 사람마저 일어섰을 때
다시 나는 혼자가 되었다.
컵 안에서 바삐 섞여
이제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낮게 깔린 액체.
이빨 자국이 선명한 피자 도우 두 개.
아직 빨간 살점을 베어 물고 있는 딸기 꼭지들.
그리고 수저에 난도질당한 자몽 껍질이
마치 남겨진 내 모습 같아
빠르게 그것을 치워 버렸다.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아닌듯했지만
결국 나는 또 혼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