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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통 Jul 19. 2018

미스터션샤인-슬픈 끝맺음

정말로 새드엔딩으로 끝내는건 아니게찌..?

/

"새드엔딩. 슬픈 끝맺음 이라는 뜻이지요."

/


특별히 김은숙 작가를 좋아하거나, 

그 작가의 글을 좋아해서 드라마를 빠지지 않고 보거나 했던건 아니었다. 

그나마 김은숙 작가의 드라마 중에서 그래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았던 것은 

딱 하나, '시크릿 가든' 뿐이었다. 

그 좋아했던 '도깨비'도 초반 8화까지 달리다 너무 구구절절하고 

애절한것처럼 느껴지는 사랑놀음에 끝까지 보지 않았고, 

'태양의 후예'는 서브 커플보다 메인 커플의 비중이 너무 커지면서부터 끊었다. 

그러니, 나는 특별히 김은숙 작가를 좋아하거나, 그녀의 글을 사랑한다고 할 수 없었다.

(장담컨데, 지금도 그렇다.)

그런 내가, 그러한 내가 지금 이렇게 미스터션샤인의 대사를 외워가며 보다니..!


이 시대에 대한 로망, 

배우에 대한 애정, 

캐릭터가 가진 역사를 좋아하는것이 더 크다 말할 것이다. 

(아아, 그것이 김은숙 작가에 대한 애정이라면, 별 수 없다. 흐엉.)


3화와 4화를 보면서 느낀 것은,

'이 사람들 정말로 작정했구나'하는 마음이었다. 

그러지 않고서야, 이런 팬픽같은 요소를 넣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PPL을 포함하여..ㅋㅋ



블란서 제빵소에서 눈깔사탕을 먹고 있는 고애신, 

그런 고애신을 앞에 두고 조선 여자들의 정절에 대하여 논하며 

겁탈을 해야겠따는 뉘앙스를 피우는 일본인 두명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있는, 구동매-

구동매는 고애신의 그 당당함을 동경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 동경이 곧 애정이되고, 그 애정이 집착이 될것 같은 인물이다. 

정말로 작정하고 이 인물로, 허구를 이끌어 내는 것 같은 이유는, 

이 구동매가 심지어는 '멋있게' 보인다는 점에 있다. 


구동매는 사실은 조선이 싫어 조선을 떠났고, 

조선에 오자마자 한 것이 자신의 부모를 때리고, 욕한 평민의 다리를 잘라 

뛰지도, 다시는 걷지도 못하게 만들어 

앞으로는 평생을 빌어먹고 살게 만든 인물이었던 것이다. 

(후덜덜)

그런 인물이 뭐랄까, 자신이 사모하는 여인을 욕되이 하는 

일본인 두명을 길거리에서 사무라이칼로 죽여버리는 모습을 넣은것은.

사실은 말도 안되는, 있어서도 안되는, 

로맨스적인 요소를 넣은것 같은 느낌. 으윽. (구동매..무섭고, 징그럽고, 짠해.)

그리고 어째서인지 모르지만, 구동매는 아주아주 짠하게 

슬픈 끝맺음을 할 것 같은 느낌..


붉은 상의, 어두운 하의 

마치 바람의 검심 같은 헤어스타일마저 

구동매가 약간 짠하게 보이게 만듦..

(사실 구동매는 나쁜 사람인데, 계속 짠하게 보이니 큰일..!)



애기씨의 딕션이나 발성이 약간 웃겨서 큰일이다. 

뭐라고 할까, 처음에는 아 저것도 연기인가 했는데, 

3-4화에서는 음.. 약간 연기가 저기까지가 최선인가; 하는 생각도 했다. 

근데 뭐 일단 4화까지는 고애신의 그런 느낌이 좋다. 

세상 물정 모르는 귀한 집안의 막개 애기씨, 

그러나 합리적이고 인간적인 애기씨, 

가슴속에는 뜨거운 애국심을 가진 애기씨,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을 누를 수 없는 애기씨, 

근엄함을 연기하려는 애기씨. 



구동매를 마주하는 장면이 참 좋았다. 


"세상이 많이 변했습니다, 애기씨.

조선 바닥에서 제 눈치 안보는 어르신들이 없습니다. 

헌데, 애기씨 눈에는 전 여직 천한 백정놈인가 봅니다"


라며 은근-히 겁주는 구동매를 보며 당당하게 이야기 하는 모습이 좋았다. 


"틀렸네, 박정이 아니라 백성이냐. 

내가 자네를 어찌 보았는지 모르겠으나, 

내가 자넬 그리 보았다면 백정이어서가 아니라, 

변절자여서니"


 

엄격 근엄 진지





뭔가 3-4화는 고애신(태리쨩)의 하드캐리였다 

애신과 유진은 양장점에서 마주친다. 

영어를 잘하는 유진에게 애신은 러브가 뭐냐고 물었다. 

벼슬보다 더 좋다고 하니, 

자신은 영어를 배우고 나면 러브를 할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같이 하지 않겠냐고.


나는 약간 이런 시적(드라마적) 허용을 좋아하는 것 같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그 화자와 

보는 나는 알 수 있는 이런 낯간지럽고 오글거리는 대사들이 나는 대단히 대단하게 들린다. 

약간 김은숙 시그니처 같은 느낌 





김은숙 작가는 특유의 유머가 있는데, 

뭐랄까 약간의 말장난 + 엥? 갑자기? 하는 식의 유머다 

예를 들면, 이런것 



관수, 쌍둥이였어?

뜬금없는 현대식개그..

이런거에 웃는 사람이 있어? <<<<- 응, 그게 나야..

진짜 너무 터져서 옆집 사람에게까지 다 들렸을것 같은 나의 웃음 포인트.

나는 이런 포인트들에서 같이 터지는게, 

아무래도 김은숙 작가가 웃기다고 생각하는 포인트와 내 포인트가 같나보다.

뭐, 물론 나는 걱정인 것이-

이 자가 나중에 유진초이를 어떻게 하는게 아닐까 하는 

자꾸 새드엔딩에 대해서 대사에서 언급되는 것이.

그런 불길함마저.


실은 유진초이는 미국 미국 사람이 아니므로.

실은 미국과 카일무어는 유진초이를 이용하는게 아닐까. 하는 마음 -

어우 카일, 당신은 그러면 안돼.





자꾸만 건, 러브, 새드엔딩..

이런 단어들이 순서적으로 노출되는거보니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드라마는 아닌 모양이다. 

뭐 그 옛날의 파리의 연인처럼, 

아아, 일장춘몽이로다. 모든 것이 다 꿈이었구나- 하지는 않겠지.


4화까지 넘 좋았으니, 

너무 슬프지 않게,

너무 후반에서 무너지지 않게 잘 끝나길! 

제바알-


(간만에 신난다, 배경도, 대사도, 인물도, 배우도 흐엉)

다음 브런치에는 쿠도히나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겠다.

쿠도히나 넘나 대사 하나하나 주옥-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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