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수댁 Jun 27. 2021

단유 전쟁의 시작?

너와의 365가지 행복의 맛 #177

빵이 이가 나면서 젖에 계속 상처가 나고 아파 조금씩 모유를 줄이고 분유를 주기로 결심했다. 처음 이유를 마음먹었을 때 시원섭섭한 마음이 먼저 들었다. 모유양이 적었던 나는 많은 노력으로 모유양을 점차적으로 늘리면서 완모 하게 되었다. 수유자세가 잘 잡히지 않아 다크서클이 내려온 쾡한 얼굴로 혼자서 연습하기도 했다. 좌절과 기쁨을 반복하면서 모유양은 점차 늘어갔고, 아기도 잘 적응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분유도 모유도 잘 먹던 아기인지라 다시 분유를 주면 꿀떡꿀떡 잘 먹을 거고, 젖을 말리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큰 착각이었다. 젖병 거부를 시작했다. 예전에는 엄마 젖인지 젖병인지, 모유인지 분유인지 상관없이 다 잘 받아들였는데 이제는 인지하는 게 늘어나서 다 구별하는 것 같다. 젖병을 가지고 놀라고 해도 밀어냈다. 구강기라 뭐든지 입으로 가져가는 아이가 젖병은 거들떠도 안 보니까 그것 참 신기한 광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기 입장에서는 엄마 품에서 익숙한 냄새 맡으며 젖을 무는 게 훨씬 편안하고 좋을 것 같다. 또한, 빵이는 새벽 5시쯤 수유를 하고 다시 잠든다. 아직 밤중 수유를 못 끊은 것이다. 그리고 젖을 물고 자는 습관도 있다. 이 두 가지를 먼저 끊어야 단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두 가지 습관을 교정하는데 먼저 신경을 써야겠다.


젖병 거부도 흔하게 있을 수 있으니 너무 스트레스받지 말고, 아기한테도 강요하거나 스트레스 주지 말아야겠다. 일주일 정도 시도해보면서 변화를 지켜봐야겠다. 이유도 참 쉬운 일이 아니구나, 역시 마음대로 되지 않는구나 싶으면서도 모유수유처럼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적으로 해결되리라 믿는다.

작가의 이전글 언니 작업실 방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