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MBC 스페셜 – 특집 VR 휴먼 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를 인상 깊게 보았다. 혈액암으로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난 딸 나연이와 엄마가 가상현실(VR)을 통해 재회한 것이다. 웃으면서 엄마를 부르는 나연이의 모습을 안아주지도, 만질 수도 없는 게 현실이라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그렇지만 꿈에서도 만날 수 없던 나연이를 가상현실에서 만난 후 엄마는 잠시나마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다시 볼 수 없는 소중한 사람에 대한 먹먹한 그리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는 기술의 발전이 놀라웠다.
올해 사회적 가치 창출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는 디지털 전환이다. 사회문제 해결과 고객 이해를 위해 디지털 기술을 적극 활용하자는 움직임이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 할 것으로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인공지능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에서도 AI 인프라 확충, AI 기술력 확보, AI 교육체계 및 윤리체계 구축 등 국가 차원의 인공지능 전략을 발표했다. AI(인공지능) 뿐만 아니라 VR(가상현실), 블록체인, 드론 등 4차 산업혁명시대의 기술혁신이 사회적 가치 창출의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삼정 KPMG에서 발간한 '4차 산업혁명과 사회적 가치 창출' 보고서(2019)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사회적 가치 실현을 촉진할 기술로 인공지능, 드론, 블록체인을 꼽았다.
인공지능은 예측과 통찰, 실시간 대응력을 공공데이터와 접목해 보건복지 및 시민안전, 재난방지, 국토교통 등의 사회적 가치 제고에 활용이 가능하다.
실제로 올해 초 캐나다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블루닷'이 우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세계보건기구(WHO)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보다 먼저 예측하고 경고했다.
LG디스플레이가 2019년 14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수행한 331건의 제조혁신 과제 중 공정 지능화 과제도 눈에 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부품 불량검사를 통해 검사 정확성을 높이고, 검사 인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출처] LG, AI로 불량검사... 협력사 제조혁신 도와 https://www.mk.co.kr/news/special-edition/view/2020/02/164350/
더불어 드론은 무선전파 유도에 의해 조정 가능한 무인비행기로 군사용으로 개발되었지만 최근에는 자연환경 보호, 범죄 예방, 저개발국 공간정보 및 통신 인프라 제공 등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2020년 98억 달러, 2024년 147억 달러로 세계 드론 시장 규모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드론은 취미용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어떻게 활용될까? 특히 사회적 가치 창출에는 어떻게 도움이 될까?
농업용 드론은 토양 및 농경지 조사, 파종, 살포, 작물 모니터링 등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하다. 거리측정기를 이용하여 지표면을 스캔한 후 필요한 지역에만 농약을 정확하게 투하하여 비용을 절감하고 토양오염을 방지한다. 정확한 경작지 지도를 얻어 필요한 양분과 물의 양을 파악할 수 있다.
촬영용 드론은 지리적 한계, 안전상의 이유로 접근이 어려웠던 지역 촬영을 할 수 있다. 필리핀 태풍 취재, 네팔 대지진 피해 복구를 위한 드론 매핑 프로젝트 등 재난 현장에서도 활용했다. 대표적으로 소셜벤처 엔젤스윙은 드론으로 네팔 대지진 피해 지역을 촬영하여 구호와 피해복구를 돕겠다는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국내에서는 쪽방촌 리빙랩 사업을 통해 예전 지도를 업데이트해서 기부하고, 지역사회와 협력하여 소방교육을 제공하는 등 드론 매핑을 활용해 전문적으로 지역사회를 돕고 있다.
모니터링용 드론은 기상변화 및 환경오염 등 실시간 환경 모니터링에도 드론을 활용할 수 있다. 해상 드론인 'WasteShark'는 경로를 학습해 효율적인 쓰레기 수거 경로를 찾고, 최대 550kg의 쓰레기를 수거할 수 있다. 또한, 14가지의 수질(pH, 용존산소, 혼탁도 등)과 수심, 온도 등을 모니터링하고 데이터를 전송한다.
뿐만 아니라, 작업자 접근이 어렵거나 안전 위험성이 있는 개소 점검과 정비 효율을 개선하는 데 활용된다. 스위스의 FLYABLITY는 드론을 활용해 안전상 작업자 접근이 제한되는 발전소의 보일러와 굴뚝을 점검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드론으로 수집한 화상 정보와 데이터들을 통해 설비의 모니터링과 진단의 효율성을 개선한 것이다. 굴뚝 등 위험작업 점검을 작업자 진입 없이 빠르고 효율적으로 작업하여 약 $5만 저감 가능하다고 밝혔다. 밀폐공간, 유독가스 및 상부 낙하물 위험지역 등에 드론을 활용한 점검 및 모니터링 기술을 적용하여 정비 효율성을 개선하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출처] https://www.flyability.com/casestudies/dtek-chimney-inspections
물류/운송용 드론의 경우 아마존에서 2013년 12월 세계 최초로 드론 배송 서비스 '프라임 에어'를 공개했다. 반경 16km 안에 있는 고객이 상품을 주문하면 30분 안에 제품을 배달하는 서비스이다. 같은 해 DHL도 '파셀콥터'라는 드론을 개발해 의약품이 담긴 소포 상자를 라인강 건너편으로 배달했다. 드론을 활용해 재난, 사고 현장에 필요한 의약품을 신속하게 배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SK 최태원 회장은 2019년 8월 이천 포럼에서 "AI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 혁신 기술을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한편, 우리 고객 범위를 확장하고 고객 행복을 만들어내야 SK가 추구해온 '딥 체인지'를 이룰 수 있다며 디지털 전환을 강조했다.
LG전자 구광모 회장은 올해 시무식을 디지털로 전환, 영상으로 신년사를 전달하며 다양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실천 방법을 보여줬다. 구 회장은 취임 후 열린 첫 사장단 워크숍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더 나은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수단이자, 우리의 경쟁력을 한 차원 끌어올리기 위해 꼭 필요한 변화 중 하나"라며 경영진에게 디지털 전환 실행 속도를 높이자고 당부했다.
기술의 발전과 함께 사회가 발전해왔다. 비즈니스의 생존 키워드가 된 '디지털 전환'에 주목하여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은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