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내공 / 문학] 비극의 요건
#1
예전에 '비극'은 '그냥 막연히 슬픈 연극'이 아니라 '일정한 요건을 갖춘 비장한 내용의 슬픈 연극'이라야 비극으로 인정해 준다는 말을 들은 바가 있다. 그래서 좀 찾아본 내용을 정리해 본다.
#2
이러한 비극의 원형은 그리스 비극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리스 비극은 고대 그리스의 특정한 문화적 맥락 속에서 발생했으며, 그러한 맥락은 다음과 같은 특정한 요건들을 포함한다.
(1) 고귀한 캐릭터들: 주인공은 귀족이나 신화 속의 영웅과 같이 고귀한 캐릭터이어야 한다. 그들은 평범한 사람들보다 더 높은 지위에 있어야 하며, 따라서 그들의 행동은 그들의 공동체에 큰 영향을 미친다.
(2) 향배 (Hybris): 주인공은 자신의 능력이나 지위를 과대평가하며, 이로 인해 신들이나 다른 인간들에게 반항하는 오만함을 보여야 한다. 이러한 행동은 그들의 추락을 초래하는 빌미가 된다.
(3) 불가피한 운명: 주인공의 행동, 특히 향배로 인해 그들은 불가피하게 추락하게 되는데 이러한 추락은 대개 죽음이나 굴욕으로 이어진다.
(4) 공포와 연민: 관객은 주인공의 추락을 보며 공포와 연민을 느껴야 한다. 이는 카타르시스, 즉 감정의 해소와 정화를 유발한다.
(5) 카타르시스: 작품은 관객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해야 한다. 이는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관객이 작품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투영하고 이를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3 그리스 희곡의 사례
오이디푸스 왕 (Oedipus Rex) - 소포클레스
• 고귀한 캐릭터들: 오이디푸스는 테베의 왕이다.
• 향배 (Hybris): 오이디푸스는 자신의 지혜로 인해 자신이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한 것을 알아차릴 수 없다.
• 불가피한 운명: 오이디푸스의 운명은 이미 결정되어 있었으며, 그는 그것을 피할 수 없다.
• 공포와 연민: 오이디푸스의 추락은 끔찍하고 불행하다. 그는 그의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하게 된다.
• 카타르시스: 관객은 오이디푸스의 불행한 운명을 보며 연민과 공포를 느끼게 된다.
안티고네 (Antigone) - 소포클레스
• 고귀한 캐릭터들: 안티고네는 테베의 귀족 집안에 속한다.
• 향배 (Hybris): 안티고네는 그녀의 형제를 제대로 장례를 치르기 위해 왕의 명령을 어긴다.
• 불가피한 운명: 안티고네는 그녀의 행동으로 인해 죽음을 맞게 된다.
• 공포와 연민: 안티고네의 행동과 그로 인한 결과를 보며, 관객은 그녀의 운명에 대해 연민과 공포를 느낀다.
• 카타르시스: 안티고네의 죽음은 관객에게 감정적인 정화를 가져다준다.
#4 기타 작품들
(1) 맥베스 (Macbeth) - 윌리엄 셰익스피어
• 고귀한 캐릭터들: 맥베스는 스코틀랜드의 왕이다.
• 향배 (Hybris): 맥베스는 그의 욕망과 불안함으로 인해 자신의 최고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살인을 저지른다.
• 불가피한 운명: 맥베스는 그의 행동으로 인해 국가의 반란과 그의 죽음을 초래한다.
• 공포와 연민: 맥베스의 추락은 그의 과거의 행동에 대한 결과이며, 이로 인해 관객은 그의 운명에 대해 연민과 공포를 느낀다.
• 카타르시스: 맥베스의 죽음은 그의 행동의 결과이며, 이로 인해 관객은 감정적인 정화를 느낀다.
(2) 햄릿(Hamlet) - 윌리엄 셰익스피어
• 고귀한 캐릭터들: 햄릿은 덴마크의 왕자로서, 고귀한 가문의 후예이다.
• 향배 (Hybris): 햄릿은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복수와 어머니의 결혼에 대한 실망 때문에 괴로워한다.
• 불가피한 운명: 그는 결국 자신의 신념과 광기에 몰리며, 복수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다.
• 공포와 연민: 햄릿의 고통과 그의 선택을 보며, 관객은 그에게 연민을 느낀다.
카타르시스: 햄릿의 죽음과 그의 투쟁을 통해, 관객은 감동과 감정적인 정화를 느낀다.
(2) 레미제라블 (Les Misérables) - 빅토르 위고
• 고귀한 캐릭터들: 장 발장은 과거에는 죄수였지만, 나중에는 몽페르매이유의 시장이 된다.
• 향배 (Hybris): 장 발장은 그의 과거를 숨기고 새로운 인생을 살려고 한다.
• 불가피한 운명: 결국 그의 과거는 드러나고, 그는 법의 집행을 피해 도망가야 한다.
• 공포와 연민: 그의 추구와 잔인한 운명을 보며, 관객은 그의 삶에 대해 연민과 공포를 느낀다.
• 카타르시스: 그의 결정과 그로 인한 결과는 관객에게 연민과 정화를 가져다준다.
(3) 죄와 벌(Crime and Punishment) - 페도르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
• 고귀한 캐릭터들: 주인공 로스콜니코프는 지능이 높고 유능한, 하지만 가난한 학생이다.
• 향배 (Hybris): 그는 빈곤과 부당함을 겪으며, 결국 그의 이상과 상상력이 그를 범죄에 이르게 한다.
• 불가피한 운명: 그는 결국 자신의 죄악에 대한 벌을 받으며,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해 노력한다.
• 공포와 연민: 로스콜니코프의 투쟁과 내면적인 갈등을 보며, 독자들은 그에게 연민을 느낀다.
• 카타르시스: 그의 자책과 구원의 노력을 통해, 독자들은 감정적인 정화와 고뇌를 느낀다.
(4) 폭풍의 언덕(Wuthering Heights) - 에밀리 브론테
• 고귀한 캐릭터들: 히스클리프는 원래의 사회적 지위는 낮지만, 그의 개성과 강력한 의지로 인해 주요 캐릭터들 사이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 향배 (Hybris): 히스클리프는 캐서린에 대한 그의 사랑과 질투심이 그를 복수의 길로 인도한다.
• 불가피한 운명: 그의 복수심은 그를 파괴하고, 결국 그의 죽음을 초래한다.
• 공포와 연민: 히스클리프의 고통스러운 인생과 그의 사랑에 대한 갈망을 보며, 독자들은 그에게 연민을 느낀다.
• 카타르시스: 히스클리프의 죽음과 그의 선택들을 통해, 독자들은 감정적인 정화와 공감을 느낀다.
(5)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 - 마가렛 미첼
• 고귀한 캐릭터들: 주인공 스칼릿 오하라는 아름답고 지능한 여성이지만, 그녀의 사랑과 자신의 생존을 위해 여러 번 선택을 해야한다.
• 향배 (Hybris): 스칼릿의 자존심과 그녀의 사랑에 대한 욕망이 그녀를 여러 차례 실패로 이끈다.
• 불가피한 운명: 그녀는 결국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그녀의 선택들이 그녀에게 가져다 준 결과를 받아들인다.
• 공포와 연민: 스칼릿의 투쟁과 그녀의 결정들을 보며, 독자들은 그녀의 상황에 연민을 느낀다.
• 카타르시스: 스칼릿의 삶의 여정과 그녀의 결정들을 통해, 독자들은 감정적인 정화와 공감을 느낀다.
(6) 노인과 바다(The Old Man and the Sea) -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작품
• 고귀한 캐릭터들: 주인공인 노인 산티아고는 가난하고 노령이지만, 그의 용기와 인내력은 그를 높게 평가받게 한다.
• 향배 (Hybris): 산티아고의 자존심과 그의 결단력이 그를 위대한 도전에 이끈다.
• 불가피한 운명: 그는 결국 그의 목표를 달성하고, 하지만 그의 승리는 상징적인 의미만을 가진다.
• 공포와 연민: 산티아고의 투쟁과 그의 인내력을 보며, 독자들은 그에게 연민을 느낀다.
• 카타르시스: 산티아고의 여정과 그의 결정들을 통해, 독자들은 감정적인 정화와 공감을 느낀다.
#5 슈퍼히어로 무비
마블 스튜디오와 DC의 슈퍼히어로 영화 중에서도 그리스 비극의 구조를 찾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 배트맨 비긴즈 (Batman Begins) - DC
• 고귀한 캐릭터들: 브루스 웨인은 고귀한 가문의 후예이자, 배트맨이다.
• 향배 (Hybris): 그의 부모의 죽음으로 인해 그는 자신의 고통과 범죄와의 전쟁에 매몰된다.
• 불가피한 운명: 그는 결국 자신의 두려움에 맞서고, 고향 고담 시티를 구하기 위해 배트맨이 된다.
• 공포와 연민: 브루스의 고통과 그의 투쟁을 보며, 관객은 그에게 연민을 느낀다.
• 카타르시스: 그의 변화와 투쟁을 통해, 관객은 정화와 해방을 느낀다.
(2) 아이언맨 (Iron Man) - 마블
• 고귀한 캐릭터들: 토니 스타크는 부유하고 지능이 높은 사업가이자, 아이언맨이다.
• 향배 (Hybris): 그는 초기에는 자신의 무기를 팔며 이윤을 추구하지만, 그의 무기가 악용되는 것을 알게 된다.
• 불가피한 운명: 그는 결국 자신의 삶을 바꾸고, 아이언맨이 되어 세상을 구하려고 노력한다.
• 공포와 연민: 토니의 변화와 그의 노력을 보며, 관객은 그에게 연민을 느낀다.
• 카타르시스: 그의 행동과 그로 인한 결과는 관객에게 감동과 감정적인 정화를 가져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