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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나 자신을 파는 것

인사이드 로펌

by 조우성 변호사


전문직 종사자의 마케팅 - 결국 나 자신을 파는 것.


* 저희 법률사무소 슬로건은 Semper Fidelis(항상 충직하게)인데, 즉 항상 충직하고 성의있고 경상도 말로 ‘단디’일하자입니다. 이 정신을 업무에서 구현하는 방법에 대해 다각도로 생각해 보고 있는데, 그 내용을 공유하고, 또 여러분들의 고견도 듣고 싶어서 이 시리즈(Fidelis Way)를 시작합니다.


#1


소매업체들이 제품을 판매하는 것과 전문분야의 서비스 제공업체가 그들의 서비스를 파는 것에는 확연한 차이가 존재한다. 소매업체들, 예를 들면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가게나 의류점, 이런 곳들은 직접 손에 들고 눈으로 볼 수 있는 물건을 고객에게 제공한다. TV의 화질이 얼마나 선명한지, 옷이 얼마나 잘 맞는지. 이 모든 것들은 고객이 직접 체험하며 판단할 수 있다. 이렇게 소비자에게 즉각적인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제품의 특성은 소매업체들에게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예 : 스마트폰 판매점의 체험 전략)


스마트폰 판매점을 예로 들면, 많은 사람들이 직접 제품을 체험해보기 위해 방문한다. 특정 스마트폰의 카메라 기능이나 속도, 디자인 등을 직접 확인하며 그 제품의 우수성을 체감한다. 이렇게 체험을 통해 고객은 구매의 결정을 내리게 된다.


#2


반면, 전문 서비스 제공업자, 특히 변호사나 회계사 같은 분야에서는 '서비스'라는 상품을 직접 보여주는 것이 어렵다. 서비스의 질이나 결과는 시간이 지나야 비로소 확인할 수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고객에게 바로 그 가치를 전달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이것이 전문 서비스 제공업자들에게 불리하다고만 볼 수는 없다. 실제로 많은 전문 서비스 제공자들이 자신만의 독특한 마케팅 전략으로 고객의 신뢰를 얻고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서비스의 '가치'와 '신뢰'를 어떻게 고객에게 전달하느냐에 있다.


#3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업, 예를 들면 변호사, 의사, 회계사와 같은 분야에서는 "제품"을 직접 손에 쥐어보거나 시연해 볼 수 없다. 그러나 이런 제한적인 환경 속에서도 중요한 교훈이 있다. 바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의 중요성이다. 고객들은 대형 로펌이나 병원, 회계사무소의 브랜드나 광고보다 그 곳에서 일하는 개인의 능력과 신뢰성을 기준으로 서비스를 선택한다.


(예 : 송 변호사와 그의 작은 로펌)


송 변호사는 그렇게 큰 로펌에서 일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전문성과 고객에 대한 섬세한 배려로 많은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받았다. 그는 항상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그들의 문제를 자신의 문제처럼 다뤘다. 이런 접근법은 그를 도시에서 가장 신뢰받는 변호사 중 하나로 만들었다.


#4


이런 경우에서 알 수 있는 것은, 고객들은 결과와 서비스 제공 방식을 통해 판단하게 된다. 그리고 그 결과는 대부분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인의 능력과 태도에 따라 결정된다.


때문에 광고비에 수백만 원을 쓴 대형 로펌도 유능하고 고객 중심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규모 로펌 앞에서는 밀릴 수 있다. 이는 마치 성서에 나오는 다윗 대 골리앗의 이야기와 닮았다. 크기와 규모가 아닌, 실력과 진심성이 승리를 가져다주는 것이다. 따라서, 전문 서비스 제공자로서 중요한 것은 어떤 기관에 속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가치'와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느냐이다.


#5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단순히 제품의 기능이나 이점만을 강조하는 것보다, 고객에게 제공하는 진정한 가치와 그 경험을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 제품 자체보다는 그 제품을 통해 고객에게 가져다주는 변화나 편의를 중점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예 : 세계 최고의 자동차 판매왕 조 지라르)


조 지라르는 단순히 자동차의 특징이나 성능만을 강조하지 않았다. 그는 고객과의 관계를 깊게 형성하며, 자동차를 구매하는 것보다 '그와 함께하는 경험'을 사는 것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판매 활동을 했다. 그의 유명한 말, "나의 고객은 시보레를 사는 것이 아니라 나를 사는 것이다"는 이러한 철학을 직접 반영한 것이다.


이처럼 소비자들은 제품 자체보다 그 제품을 통해 누릴 수 있는 경험과 가치에 더 큰 관심을 갖게 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판매자나 서비스 제공자는 그들이 제공하는 가치와 경험을 명확하게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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