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로펌
[로펌에서의 선택: specialist로의 길, 아니면 다양한 경험을 추구하는 generalist로의 길?]
대형 로펌에서 근무하면서 내 진로에 관해 고민했던 가장 큰 테마는 'specialist로서 깊게 파고 들 것인가, 아니면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는 generalist가 될 것인가?'였다. 대부분의 동료 변호사들은 자신의 전문 분야를 깊게 파고들며 해당 분야의 specialist가 되길 원했다. 금융 분야에서는 특히 외환 발행이나, 공정거래에서의 담합과 같은 세분화된 분야에서 그 빛을 발한다.
분야가 전문화될수록 그 깊이는 더욱 깊어지며, 그만큼 전문 지식이 빠르게 쌓이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대형 로펌의 한 부분인 '일반민사소송부'는 그 특성상 다양한 소송을 맡게 된다. 내 전문 분야가 아닌 사건이라도 다뤄야 하는 상황이 빈번했다.
소송 전문 변호사 중에서는 '소송 자체도 하나의 전문 분야 아니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본질적으로 그들은 generalist적 성향을 지니고 있었다. 처음에는 나는 IP(지적재산권)와 IT(정보통신) 분야에 집중하려 했으나, 5년차를 맞이하며 더 다양한 경험을 추구하게 되었다.
대형 로펌에서 평생을 보낸다면 specialist가 되는 길이 더 타당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내 앞의 삶에 있어 큰 로펌에서만 일할 것이라는 확신이 없었다. 만약 스스로의 사무소를 설립하게 된다면, generalist로서 다양한 사건을 처리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결국 나는 다양한 분야의 소송을 경험하는 generalist의 길을 택했다. 예를 들어, 증권 관련 소송을 하려면 증권 전문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실제 법정에서의 진행은 내 몫이었다. 때로는 힘들었던 순간도 있었지만, 다양한 경험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큰 보람이었다.
결국 나는 대형 로펌을 떠나 스스로의 사무소를 시작했고, generalist로서의 경험이 이를 위한 큰 밑거름이 되었다. 한 분야에 깊게 파고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에게는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경험이 더 큰 힘을 실어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