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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의 과학, 고래에게서 배우다

by 조우성 변호사

칭찬의 과학, 고래에게서 배우다


현대 경영의 고전이 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Whale Done!)"는 단순한 자기계발서가 아닌, 생명체의 본질적 성장 동력을 꿰뚫어 본 통찰을 담고 있다. 저자 켄 블랜차드가 1970년대 초 샌디에이고 씨월드를 방문했을 때, 3톤이 넘는 범고래가 트레이너의 작은 손짓에 완벽한 쇼를 선보이는 광경은 그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


"부정적인 것을 부정적으로 대하지 말라(Don't be negative about negatives)"는 고래 트레이너들의 철학은 현대 뇌과학이 밝혀낸 연구 결과와 정확히 일치한다. 하버드 의대 연구진은 2018년 발표한 논문에서 긍정적 피드백을 받을 때 뇌의 보상중추가 활성화되며, 이때 분비되는 도파민이 학습과 기억을 강화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B.F. 스키너의 획기적인 행동심리학 실험은 이미 1940년대에 긍정적 강화의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 그의 연구는 처벌이 일시적 행동 억제는 가능하지만, 지속가능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은 오직 긍정적 강화뿐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는 "잘못을 지적하기보다 옳은 행동에 주목하라"는 블랜차드의 '고래 학습법'과 정확히 일치한다.


주목할 만한 것은 이러한 원리가 비단 고래나 실험실 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2018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연구에 따르면, 직장에서의 긍정적 피드백은 생산성을 39%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정적 피드백은 오히려 22%의 생산성 감소를 초래했다.


그러나 모든 칭찬이 똑같은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스탠포드 대학의 캐롤 드웩 교수는 20년간의 연구를 통해 결과보다 과정을, 타고난 재능보다 노력을 칭찬하는 것이 장기적 성장을 이끌어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넌 정말 똑똑하구나"라는 칭찬보다 "넌 정말 열심히 노력했구나"라는 칭찬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디지털 시대를 맞아 칭찬의 형태도 진화하고 있다. SNS의 '좋아요'부터 화상회의에서의 디지털 박수까지, 새로운 형태의 긍정적 피드백이 등장했다. 하지만 MIT 미디어랩의 최신 연구는 여전히 직접적인 음성 칭찬이 가장 강력한 동기부여 효과를 낸다고 보고한다.


켄 블랜차드가 고래 트레이너들에게서 배운 '고래 반응(Whale Done! Response)'의 핵심은 결국 신뢰와 존중이다. 상대의 잠재력을 믿고, 작은 진전에도 진심어린 반응을 보이며, 실수는 새로운 학습의 기회로 삼는 것. 이것이야말로 생명체의 본질적 성장을 이끌어내는 보편적 원리인 것이다.


"Trust is the foundation of all relationships. Even with whales." (신뢰는 모든 관계의 기초다. 고래와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 데이브 켄닝턴(Dave Kennington), 수석 고래 트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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