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계 성동격서

by 조우성 변호사

[병법 36계] 제6계 성동격서, 2500년 된 전략이 현대 비즈니스를 지배하는 이유


동쪽에서 소리치고 서쪽을 친다.

이 단순한 문장 속에 숨겨진 전략적 깊이가 오늘날 글로벌 기업들의 성공 비결이다. 성동격서는 단순한 기만술이 아니라, 인간의 한정된 인지 자원을 역이용하는 고도의 지혜다.


# 애플의 아이폰 혁명이 보여준 완벽한 성동격서


2007년, 휴대폰 시장은 '스펙 경쟁'에 몰두하고 있었다. 노키아, 모토로라, 삼성 등 거대 기업들은 더 많은 버튼, 더 높은 화소, 더 얇은 디자인이라는 '동쪽의 소리'에 모든 자원을 쏟아붓고 있었다.

이때 스티브 잡스가 완전히 다른 게임을 시작했다. 물리적 버튼을 없애고 거대한 터치스크린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경쟁사들이 하드웨어 성능에 집착할 때, 애플은 '소프트웨어 경험'과 '직관적 사용자 인터페이스'라는 '서쪽'을 공략했다.

결과는 혁명이었다. 아이폰은 단순한 신제품이 아니라 휴대폰 산업의 게임 룰 자체를 바꿔버렸다. 경쟁사들이 부랴부랴 모방하려 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 한신의 배수진, 역사상 가장 극적인 성동격서


기원전 204년, 한신은 20만 조나라 대군을 3만 병력으로 상대해야 했다. 그가 선택한 전략이 바로 성동격서였다.

먼저 1만 병사로 강을 등지고 진을 쳤다. 이것이 유명한 '배수진'이다. 조나라 군대는 이 자살행위 같은 광경에 모든 주의를 빼앗겼다. "저들은 죽으려고 작정했구나!"

이것이 바로 '동쪽의 소리'였다. 조나라가 배수진 공격에 전력을 쏟는 동안, 한신이 미리 숨겨둔 2천 별동대가 텅 빈 조나라 성을 점령하고 한나라 깃발을 내걸었다. 이것이 진짜 '서쪽을 치는' 공격이었다.

뒤를 돌아본 조나라 군대는 경악했다. 자신들의 성에 적의 깃발이 휘날리는 것을 본 순간 전의를 상실하고 무너졌다.


# 당신의 무기가 될 성동격서 실전 활용법


1) 협상의 주도권 : 정말 원하는 A안이 있다면, 의도적으로 B안부터 격렬하게 논쟁하라. 상대방이 B안 방어에 에너지를 소모하게 만든 후, 마치 양보하는 척하며 A안을 제시하면 쉽게 동의를 얻어낼 수 있다.


2) 조직 변화 이끌기 : 팀의 만성적 문제(A)가 있지만 구성원들이 변화에 저항한다면, 덜 중요하지만 모두가 공감하는 문제(B)를 먼저 해결하라. 성공 경험을 쌓은 후 그 동력으로 진짜 목표에 접근하면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다.


3) 시간 관리의 달인 : 핵심 업무에 집중하고 싶지만 급한 잡무에 발목 잡히는가? 의도적으로 잡무 처리 시간을 공표하고 집중 처리하라. 그러면 다른 시간엔 "지금은 핵심 업무 시간입니다"라고 말할 명분이 생긴다.

성동격서의 핵심은 상대의 예측 가능한 심리를 역이용하는 것이다. 상대가 보고 싶어하는 것을 보여주고, 예상치 못한 곳에서 결정타를 날리는 것.


진정한 전략가는 칼을 품되, 함부로 뽑지 않는다. 이 2500년 된 지혜가 오늘 당신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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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 조우성 변호사 / 로펌 머스트노우 / law@mustkno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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