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너마저도: 카이사르와 브루투스, 비극의 두얼굴

by 조우성 변호사

[2인자의 반역사(叛逆史)] 아들아, 너마저도: 카이사르와 브루투스, 비극의 두 얼굴


1.

"Et tu, Brute?"

기원전 44년 3월 15일, 폼페이우스 극장 단지 내 폼페이우스 쿠리아에서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내뱉은 마지막 말이었다. 스물세 개의 칼날이 그의 몸을 찔렀다. 그중 단 하나만이 치명적이었지만, 진짜 상처는 달랐다. 마르쿠스 율리우스 브루투스가 휘두른, 신뢰라는 이름의 칼이었다. 카이사르는 그 순간 싸우기를 멈췄다. 토가로 얼굴을 가리고 쓰러져 갔다. 가장 믿었던 사람이 등을 돌렸을 때, / 권력자는 한순간에 무너진다. 신뢰는 권력의 토대였다. / 그 토대가 흔들리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2.

권력은 홀로 설 수 없다. 누군가의 충성 위에 서야 한다. 카이사르는 그것을 브루투스에게서 찾았다. 브루투스의 조상은 왕을 몰아내고 공화정을 세운 영웅이었다. 그 혈통의 후예가 자신을 따른다면, 로마 시민들도 납득할 것이라 생각했다. 카이사르는 브루투스를 아들처럼 키웠다. 실제로 브루투스의 어머니 세르빌리아는 카이사르의 오랜 연인이었고, 일각에서는 브루투스가 카이사르의 친아들일 가능성마저 제기되었다. 정치적 후견인이 되었고, 빚을 대신 갚아주었으며, 갈리아 전쟁의 영광도 나누어 주었다. 브루투스가 폼페이우스 편에서 싸울 때조차 죽이지 않았다. 파르살루스 전투 후 세르빌리아의 중재로 관대한 사면을 받았다. 법무관에 임명했고, 차기 집정관 후보로 밀어주었다.

3.

하지만 카이사르는 착각했다. 브루투스의 충성이 자신을 향한다고 믿었다. 실제로는 공화정을 향했는데.

브루투스는 고민했다. 개인적으로는 카이사르에게 모든 것을 빚지고 있었다. 정치적 생명도, 경제적 안정도, 사회적 지위도 카이사르 덕분이었다. 그러나 조상의 피가 그를 부르고 있었다. 루키우스 율리우스 브루투스는 마지막 왕 타르퀴니우스를 축출하고 공화정을 세웠다. 그 후예로서 또다시 왕이 되려는 자를 막아야 한다는 소명감이 있었다. 카시우스와 동료들이 속삭였다. "당신의 조상을 생각해보시오. 당신이 해야 할 일을 하시오."

4.

결정적 순간은 왔다. 카이사르가 원로원에서 왕관을 받으려 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근거가 확실하지 않았지만, 브루투스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일단 카이사르가 왕이 되면 막을 수 없을 것이었다. 공화정은 영원히 사라질 것이었다. 개인적 충성과 역사적 소명 사이에서, 브루투스는 소명을 택했다.

암살자들은 카이사르를 둘러쌌다. 카이사르는 처음에는 저항했다. 하지만 브루투스가 칼을 든 것을 보는 순간, 모든 것을 포기했다. 가장 강한 남자가 무력해졌다.

5.

두 사람 모두 옳았다. 카이사르는 로마를 강하게 만들려 했다. 혼란스러운 공화정 말기에 필요한 것은 강력한 지도력이었다. 갈리아를 정복하고 게르만족을 물리쳤으며 브리타니아까지 건드린 그였다. 로마를 지중해의 패자로 만든 것도 그였다. 공화정의 틀로는 더 이상 제국을 운영할 수 없었다. 새로운 시스템이 필요했다.

브루투스도 틀리지 않았다. 왕정은 로마 정신에 어긋났다. 460여 년간 지켜온 공화정 전통을 한 사람의 야망으로 무너뜨릴 수는 없었다. 자유민들이 스스로를 다스리는 것이 로마의 정체성이었다. 그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 진정한 애국이었다.

6.

비극은 소통의 부재에서 왔다. 카이사르는 브루투스의 고민을 몰랐다. 브루투스는 카이사르의 진정한 의도를 확인하지 않았다. 둘 다 상대방이 자신을 이해한다고 생각했다. / 가장 가까운 사이일수록 가장 위험한 착각이다. /

오늘날의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리더는 부하의 충성을 당연하게 여긴다. 부하는 자신의 고민을 리더가 알아주기를 기다린다. 하지만 아무도 먼저 말하지 않는다. 권력이 클수록, 신뢰가 깊을수록 소통은 어려워진다. 리더는 고독해지고, 부하는 침묵한다. / 그 침묵 속에서 배신이 자란다. /

7.

카이사르의 죽음으로 공화정이 살아났을까. 아니었다. 오히려 더 큰 혼란이 왔다. 결국 옥타비아누스가 황제가 되었다. 브루투스의 이상은 실패했다. 카이사르가 꿈꾼 질서는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역사는 아이러니했다. /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인간은 선택해야 한다. 그 선택의 결과를 온전히 감당해야 한다. /

권력은 언제나 외롭다. 신뢰받는 것이 권력의 조건이지만, 신뢰 자체가 권력의 한계이기도 하다. / 완전한 권력은 완전한 신뢰를 불가능하게 만든다. / 완전한 신뢰는 완전한 배신의 가능성을 품고 있다. 이것이 권력의 역설이다. 인간의 비극이다.

<작성 : 조우성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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