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실에서 모든 시선이 나를 향한다. 의견이 갈린다. 절반은 고개를 끄덕이고, 절반은 미간을 찌푸린다. 우리는 안다. 모두가 좋아하는 결정은 없다는 것을. 그런데도 왜 자꾸 모든 사람의 마음을 얻으려 하는가. 서른 즈음의 우리는 특히 그랬다. 좋은 사람이고 싶었다. 모두에게.
피터 드러커는 말했다. "일을 추진할 때 항상 동의를 얻으려는 것은 해로울 뿐 아니라 비생산적이다." 우리는 이 말을 뒤늦게 이해하게 된다. 좋은 사람이 되려다 아무것도 되지 못하는 순간을 겪고 나서야. 회사에서 팀장이 된 첫 해, 나는 모든 의견을 수렴하려 했다. 회의는 길어졌고 결론은 흐려졌다. 결국 아무도 만족하지 못했다. 콜린 파월의 말이 뼈에 사무쳤다. "모든 사람의 환심을 사려는 것은 평범한 인물임을 자인하는 것이다." 의사가 환자에게 쓴 약을 처방하듯, 리더도 때로는 불편한 진실을 말해야 한다.
민주적 의사결정을 리더십의 미덕으로 여기는 시대다. 하지만 짐 콜린스는 '레벨 5 리더십'에서 다른 이야기를 한다. 겸손하되 단호하라고. 경청하되 결단하라고. 스타트업 CEO인 친구가 털어놓았다. "직원들 눈치 보다가 회사 망할 뻔했어." 그는 모든 의견을 듣고 또 들었다. 그러다 경쟁사에게 시장을 내줬다. 리더의 결정이 독단이 아닌 통찰로 평가받는 기준은 하나다. 개인적 욕심이 얼마나 개입했느냐는 것. 우리는 그 경계를 지켜야 한다. 특히 디지털 시대에는 의견이 빠르게 확산되고 판단도 성급해진다.
에드가 샤인은 리더의 가치관이 조직 문화의 뿌리가 된다고 했다. 당장의 박수보다 긴 시간이 만드는 변화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데밍의 시스템 사고처럼, 조직은 연결된 그물망이다. 리더는 그 전체를 보는 눈을 가져야 한다. 투명한 과정을 공유하고, 피드백을 듣되 맹신하지 않으며, 장기 비전을 꾸준히 전달하는 것. 그리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 이것들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원격근무가 일상이 된 지금, 리더의 진정성은 더욱 투명하게 드러난다.
인기와 원칙 사이에서 흔들릴 때가 있다. 당장의 미소보다 먼 훗날의 성과를 택해야 할 때가 있다. /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리더는 없다. / 하지만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옳은 길을 걸었던 사람들은 기억된다. 그것이 리더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