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의 '피드백 루프'는 냉정하다

by 조우성 변호사

『T공자의 까칠한 조언』: 고치지 않는 것이 진짜 잘못이다


[1] 수요일의 변명


수요일 오전 11시, 경기도 안산의 한 부품 제조사 'A-Tech' 사무실. 한지훈(41) 팀장의 모니터에 빨간색 경고창이 떴다. '원자재 B-12 입고 지연.' 지난주 최선우(33) 과장이 발주한 물량이다.


한 팀장이 최 과장을 불렀다. "최 과장, 이거 또 수량 오류 났어요. 지난달에도..." 말이 끝나기 전 최 과장이 끼어들었다. "아, 팀장님. 그건 거래처에서 전산을 잘못 입력해서 그렇습니다. 제 잘못이 아닙니다."


지난달에는 '구매팀 시스템 오류'라고 했다. 그 전전달에는 '신입사원 실수'라고 했다. 그는 단 한 번도 "제 불찰입니다"라고 말한 적이 없다. 한 팀장의 속이 답답해졌다.


[2] 실수가 아닌 태도의 문제


실수는 비용이다. 그러나 인정하지 않는 실수는 부채다. 조직은 인간의 실수를 전제로 시스템을 구축한다. 2025년 대한민국의 직장은 완벽한 인간을 원하지 않는다. 실수를 인정하고, 수정하고, 반복하지 않는 시스템적 인간을 원한다.


최 과장의 문제는 실수가 아니다. '자기 방어'라는 이름의 조직적 암(癌)이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는 개선의 여지를 원천 차단한다. 그것은 '나는 변하지 않겠다'는 완고한 선언이다.


[3] '실수'와 '진짜 잘못'


공자는 이 상황을 명쾌하게 정리했다. 『논어』 「위령공(衛靈公)」편에 나온다.


"過而不改, 是謂過矣."


(과이불개, 시위과의.)


"잘못을 저지르고도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을 (진짜) 잘못이라 한다."


공자는 '실수(過)' 자체를 비난하지 않았다. '고치지 않음(不改)'을 질타했다. 발생한 사건보다, 그것을 대하는 태도가 문제의 본질임을 꿰뚫어 본 것이다.


[4] '과(過)'와 '과의(過矣)'를 구분하는 법


전통적 해석은 '반성하라'는 윤리적 훈계에 그쳤다. T적 공자는 윤리 선생이 아니라 냉철한 조직 관리자다. 그는 '과(過)'와 '과의(過矣)'를 엄격히 구분하는 분별력을 발휘한다.


'과(過)'는 발생한 사건(event)이다. 이것은 수정(fix)의 대상이다. 그러나 '과의(過矣)'는 고치지 않는 태도(attitude)다. 이것은 평가(evaluate)와 배제(exclude)의 대상이다.


주희(朱熹)는 『논어집주』에서 이를 '잘못이 있으면 즉시 고쳐야 한다(有過...尋卽改之)'고 풀며, '개과천선(改過遷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T적 공자는 한발 더 나아간다. 그는 '고칠 수 있는 사람'과 '고칠 의지가 없는 사람'을 분리한다. 전자는 코칭의 대상이지만, 후자는 관리의 대상일 뿐이다.


이는 현대 경영학의 '피드백 루프(Feedback Loop)' 개념과 정확히 일치한다. 피드백은 '개선'을 전제로 할 때만 유의미하다. 최 과장처럼 방어벽을 치고 피드백을 수용하지 않는 구성원은 루프 자체를 파괴한다. 리더의 에너지는 유한하다. 효율성의 관점에서, 개선 의지가 없는 사람에게 쏟는 코칭 에너지는 순전한 낭비다. '자신은 언제나 옳다'고 믿는 사람을 설득하는 것만큼 비효율적인 일은 없다.


[5] '왜'가 아니라 '무엇'을 말할 때


한 팀장은 최 과장에게 "왜 그랬어요?"라고 묻는 것을 멈춰야 한다. '왜'라는 질문은 언제나 변명을 불러온다. T적 공자의 코칭은 '왜'가 아닌 '무엇(What)'과 '어떻게(How)'에 집중한다.


예컨대 다음 미팅에서 한 팀장은 감정을 빼고 사실만 나열해야 한다. "최 과장. 1월 15일 B-12 발주 오류. 3월 4일 C-20 납기 착오. 그리고 어제 B-12 수량 오류. 이것은 이번 분기 세 번째 동일 유형의 실수입니다."


"거래처 실수였다"는 변명이 나오면, "거래처 실수를 사전에 크로스체크하는 것이 최 과장의 R&R(역할과 책임)입니다. 그것이 누락된 것이 팩트입니다."라고 대응해야 한다. 감정이 아닌, 시스템과 팩트의 문제로 환원시켜야 한다.


[6] 기록하고, 요구하고, 평가하라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팀원에게 감정을 낭비하지 마라. 그것은 당신의 직무 유기다.



감정을 배제하고 구체적 사실만 기록하고 제시하라. "실망했다"는 말은 금물이다. "3월 15일, 100개 발주 오류"라는 데이터만 말하라.


"이번이 세 번째"처럼 패턴을 명확히 지적하라. 한 번의 실수는 사고지만, 세 번의 반복은 태도다. 변명은 습관이다.


개선 계획을 본인이 직접 수립하게 하라. "어떻게 하시겠습니까?"라고 묻지 마라. "이번 주 금요일까지 이 문제의 재발 방지 프로세스를 1페이지로 정리해서 가져오세요"라고 지시하라.


다음 평가 때까지 기한을 명확히 하라. "다음 분기까지 이 지표를 0으로 만들지 못하면, 인사 평가에 반영할 수밖에 없습니다." 명확한 데드라인은 감상적 기대를 차단한다.



이것은 협박이 아니다. 공정한 평가를 위한 마지막 기회 부여이며, 조직의 시스템을 보호하는 리더의 책무다.


[7] 선택과 책임


공자는 '과(過)'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불개(不改)'를 경멸했다. 리더의 역할은 실수를 용서하는 것이 아니다. 실수를 기록하고, 개선을 요구하며, 그 결과로 평가하는 것이다. 고칠 기회를 주었음에도 고치지 않는 것은, 이미 그 사람의 선택이다. 그리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리더의 냉정한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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