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원군의 식객: 인재를 알아보는 방법

by 조우성 변호사


주머니 속의 송곳

면접장. 두 후보자. 첫 번째는 완벽한 이력서다. 명문대, MBA, 대기업. 막힘없는 답변. 두 번째는 이력서에 공백이 있다. 하지만 그는 실패를 먼저 말했다. 정답 대신 질문을 던졌다.

채용 담당자의 딜레마. 화려한 과거인가, 치열한 미래인가.

조나라가 멸망 직전이었다. 재상 평원군은 초나라에 구원병을 청하러 식객 20명을 뽑으려 했으나 19명까지만 채웠다. 말석의 모수(毛遂)가 나섰다.

"저를 데려가 주십시오." "그대는 3년이나 있었는데 이름을 들은 적이 없다." "오늘에야 저를 주머니에 넣어달라 청합니다. 일찍 넣어주셨더라면 송곳 끝이 아니라 자루까지 밖으로 나왔을 것입니다."

평원군은 그를 데려갔다. 담판이 교착되자 모수는 칼을 들고 단상에 올라 초왕을 압박했다. 동맹이 맺어졌다. 3년간 침묵하던 식객이 나라를 구했다.

평원군은 모수의 과거가 아니라 미래에 투자했다. 이력서는 과거의 영수증이다.

진짜 인재는 정답을 아는 사람이 아니라 답이 없는 상황에서 해법을 만드는 사람이다. 학력과 경력은 눈에 보인다. 그러나 조직을 위대하게 만드는 것은 열정, 회복탄력성, 지적 호기심이다.

오늘날 채용 시스템은 점점 더 모수를 걸러낸다. AI가 이력서를 필터링하고 지표가 후보자를 평가한다. 그러나 조직에 돌파구를 가져오는 인물은 시스템이 예측하지 못하는 변수다.

낭중지추. 이 고사는 인재의 탁월함에 대한 비유이지만, 동시에 그를 알아보고 주머니에 넣어줄 리더의 안목에 대한 이야기다. 당신의 조직에도 모수가 있다. 문제는 그를 주머니에 넣을 용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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