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오전 11시, 인사평가 회의는 냉랭했다. 안건은 신입사원 박 주임의 수습 기간 종료 여부였다. 3개월간 그의 성과는 처참했다. 잦은 실수, 더딘 업무 속도. 팀원들의 평가는 박했다. “기본적인 보고서조차 여러 번 수정해야 합니다.” “저희 팀과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모든 데이터가 그의 해고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러나 팀장인 차 부장은 생각이 달랐다. 그는 박 주임의 어설픔 뒤에 숨은 집요함을 보았다. 그는 누구보다 일찍 출근했고, 가장 늦게 퇴근했다. 그는 자신의 실수를 변명하지 않았다. 대신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묻고 다녔다. 그의 성과는 나빴지만, 그의 태도는 탁월했다.
차 부장은 결심했다. 그는 임원들 앞에서 선언했다. “박 주임의 수습 기간을 6개월 연장하고, 제가 직접 멘토링하겠습니다. 모든 책임은 제가 지겠습니다.” 회의실은 술렁였다. 비효율적인 결정이었다. 낮은 가능성에 자신의 평판을 거는 도박이었다. 모두가 그를 이해하지 못했다.
이것이 리더가 마주하는 고독한 선택의 순간이다. 숫자가 말하는 현재의 성과를 믿을 것인가. 아니면 사람에게서 잠재된 미래의 가치를 읽어낼 것인가. 이것은 현명한 투자일까, 아니면 값비싼 도박일까. 당신이라면 어디에 베팅하겠는가.
이 딜레마의 본질은 사람을 비용으로 보는가, 자본으로 보는가 하는 관점의 차이다. 우리는 이 문제를 세 가지 차원에서 분석해야 한다.
첫째, ‘현재의 성과’와 ‘미래의 잠재력’ 사이의 갈등이다. 박 주임의 현재 성과는 명백한 비용이다. 그러나 그의 성장 가능성은 미래의 자산이 될 수 있다. 대부분의 조직은 눈에 보이는 비용을 줄이는 데 급급할 뿐, 보이지 않는 자산을 키우는 데는 인색하다.
둘째, ‘효율성’과 ‘유효성’의 혼동이다. 박 주임을 내보내고 경력직을 채용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선택이다. 그러나 그를 성장시켜 조직의 핵심 인재로 만드는 것은 장기적으로 가장 유효한 전략일 수 있다. 우리는 종종 빠른 길에 대한 유혹 때문에 올바른 길을 놓친다.
셋째, ‘관리’와 ‘리더십’의 차이다. 관리는 정해진 시스템 안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행위다. 박 주임을 내보내는 것이 바로 관리다. 리더십은 불확실성 속에서 가능성에 투자하여 가치를 창출하는 행위다. 차 부장의 선택이 바로 리더십이다.
결국 이것은 ‘관계 투자’라는 개념으로 귀결된다. 당장의 손익계산서를 넘어, 사람의 가능성에 시간과 신뢰라는 자본을 투입하는 것. 이것이 평범한 조직과 위대한 조직을 가르는 결정적 차이다.
사마천은 『여불위열전』에서 역사상 가장 대담한 투자를 기록했다. 여불위(呂不韋)는 천하를 주름잡던 대상인이었다. 그는 조나라의 수도 한단에서 우연히 한 인물을 만난다. 진나라의 왕자였지만, 볼모로 잡혀와 초라하게 살고 있던 자초(子楚)였다.
모두가 그를 무시하고 경멸했다. 그러나 여불위의 눈은 달랐다. 그는 집으로 돌아와 아버지에게 물었다. “밭을 가는 것은 몇 배의 이익이 남습니까?” “열 배다.” “주옥을 파는 것은 몇 배의 이익이 남습니까?” “백 배다.” 여불위가 다시 물었다. “나라의 군주를 세우는 것은 몇 배의 이익이 남습니까?”
“아버지가 답했다. ‘그것은 이루 헤아릴 수가 없지.’ 여불위가 말했다. ‘지금 힘써 밭을 갈아도 겨우 먹고 입을 뿐입니다. 그러나 나라의 군주를 세우면 그 복이 후세에까지 미칠 것입니다. 저는 그 일을 하겠습니다.’”
그는 자초에게 말했다. “제가 당신의 가문을 크게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여불위는 자신의 전 재산을 털어 자초에게 투자했다. 그를 꾸미고, 인맥을 만들어주고, 진나라의 유력자에게 로비하여 그를 태자로 만들었다. 결국 자초는 진나라의 왕이 되었고, 여불위는 승상이 되어 10만 호의 식읍을 받았다. ‘기화가거(奇貨可居)’, 즉 ‘이것은 사둘 만한 기이한 물건이다’라는 그의 안목이 실현된 순간이었다.
여불위의 선택은 단순한 도박이 아니었다. 그것은 상인으로서 그가 평생 연마해 온 핵심 역량의 궁극적 발현이었다. 그는 물건의 가치를 알아보는 눈으로 사람의 잠재력을 꿰뚫어 보았다. 그는 자초라는 ‘저평가 우량주’를 발견하고, 시장이 그 가치를 알아보기 전에 과감하게 투자한 최고의 벤처 투자자였다. 그는 돈만 투자하지 않았다. 자신의 모든 전략과 네트워크, 인생을 걸었다.
사마천은 여불위를 통해 관계 투자의 본질이 ‘가치 발견’과 ‘가치 증폭’에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법가 사상가 한비자(韓非子)의 관점과는 대척점에 있다. 한비자는 군주가 신하를 믿어서는 안 되며, 오직 법과 술수로 다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스템을 신뢰하고 인간을 불신하는 관점이다. 그러나 여불위는 시스템이 아닌 인간의 가능성을 믿었고, 그 믿음을 통해 시스템 자체를 바꾸어 버렸다.
서양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이를 ‘지식 노동자’의 개념으로 설명했다. 그는 직원을 비용이 아니라 자산으로 보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직원의 성장에 투자하는 것은 비용 지출이 아니라, 조직의 미래 가치를 높이는 가장 확실한 투자라는 것이다. 링크드인의 창업자 리드 호프먼(Reid Hoffman)은 한 걸음 더 나아가, 회사와 직원의 관계를 ‘동맹(Alliance)’으로 재정의했다. 회사가 직원의 성장을 도와 그의 시장 가치를 높여주면, 직원 역시 회사의 성공을 위해 헌신하며 서로 윈윈하는 모델이다. 차 부장의 선택은 바로 이 ‘동맹’ 관계를 맺자는 제안이다.
오늘날 당신이 팀의 리더라면, 당신은 관리자인가 투자자인가. 당신은 팀원의 약점을 관리하는 데 시간을 쓰는가, 아니면 강점을 발견하고 키우는 데 시간을 쓰는가. 여불위가 자초에게서 왕의 가능성을 보았듯, 당신은 당신의 팀원에게서 무엇을 보고 있는가. 사람에 대한 투자는 가장 위험이 크지만, 성공했을 때 그 어떤 투자보다 높은 수익률을 가져다준다. 그 수익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신뢰와 헌신, 그리고 조직의 역동적인 미래다.
사람을 알아보는 안목은 하루아침에 길러지지 않는다. 당신 안의 ‘여불위’를 깨우고, 저평가된 인재에게 투자하는 리더가 되기 위한 최소한의 실천 지침이다.
1. 점검하라: 당신의 ‘잠재력 포트폴리오’
팀원들의 명단을 펴놓고, 현재 성과와 별개로 1년 후 가장 크게 성장할 것 같은 사람 3명을 꼽아보라. 그리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이유를 한 문장씩 적어라. 이것이 당신의 인재 투자 포트폴리오다. (예상 소요 시간: 15분)
2. 발굴하라: ‘성장’을 주제로 1대1 면담하기
이번 주,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팀원 한 명과 30분간 면담하라. 단, 현재 업무 이야기는 10분 이내로 줄이고, 나머지 20분은 오직 그의 커리어 목표와 성장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라. (기대 효과: 개인의 목표와 조직의 목표를 연결)
3. 제공하라: ‘안전한 실패’의 기회
잠재력이 있는 팀원에게 현재 그의 역량보다 약간 높은 수준의, 그러나 실패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 작은 프로젝트나 과제를 맡겨라. 이것은 신뢰를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행동이며, 그에게는 최고의 학습 기회가 될 것이다. (측정 방법: 분기별 1회 이상 기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