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의 화살을 질문의 삽으로 바꾸다 - 5Why

by 조우성 변호사

[비난의 화살을 질문의 삽으로 바꾸다: 리더의 언어, 5 Why]


전화기는 뜨거웠다. 아니,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고객의 고성은 흡사 비명에 가까웠다. 중소 제조업체 대표 최영훈의 오후는 그렇게 부서지고 있었다. "도대체 물건이 언제 오는 겁니까!" 배송 지연. 사업을 하는 사람에게 이 단어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신용의 사망 선고와도 같다. 전화를 끊은 최영훈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그의 첫 번째 본능은 '분노'였다. 그리고 그 분노는 즉시 대상을 찾기 시작했다. '누가 그랬어? 물류팀장인가? 아니면 포장 담당 김 대리인가?'


우리는 문제가 터지면 본능적으로 '범인(Who)'을 찾는다. 누군가를 비난하고 질책함으로써 이 혼란을 정리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는 것이다. 하지만 최영훈은 입술을 깨물며 그 본능을 억눌렀다. 대신 그는 도요타의 전설적인 도구, '5 Why(다섯 번의 왜)'라는 메스를 꺼내 들었다. 그것은 사람을 찌르는 칼이 아니라, 문제의 환부를 도려내는 수술 도구여야 했다.


# 질문은 비난이 아니라 탐구다


그는 물류팀장을 불렀다. 팀장은 잔뜩 움츠러든 채 질책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최영훈의 입에서 나온 것은 고함이 아니라 차분한 질문이었다.


"왜 배송이 늦어졌습니까?" (첫 번째 Why) "물건이 제때 출고되지 못했습니다."

"왜 제때 출고되지 못했습니까?" (두 번째 Why) "창고에서 해당 부품을 찾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습니다."

여기서 멈췄다면, 결론은 '창고 직원의 게으름'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질문은 계속해서 더 깊은 곳을 향해 파고들었다.


"왜 찾는 데 오래 걸렸습니까?" (세 번째 Why) "재고 목록과 실제 위치가 달랐습니다."

"왜 달랐습니까?" (sp 번째 Why) "새로 도입한 ERP 시스템에 재고 위치를 업데이트하지 않았습니다."

"왜 업데이트하지 않았습니까?" (다섯 번째, 마지막 Why) "사실... 현장 직원들이 그 시스템을 어떻게 쓰는지 제대로 교육받지 못했습니다."


# 심연에서 건져 올린 진실


침묵이 흘렀다. 다섯 번의 질문 끝에 도달한 '진실의 심연'에는 게으른 직원이 살고 있지 않았다. 그곳에는 '교육 시스템의 부재'라는 구조적인 구멍이 도사리고 있었다. / 범인은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이었다. / 팀장의 얼굴에서 두려움이 사라지고 안도감이 번졌다. 대표가 자신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5 Why'의 본질이다. 그것은 겉으로 드러난 현상(증상)을 걷어내고, 깊숙이 숨겨진 근본 원인(병인)을 찾아내는 과정이다. 최영훈은 즉시 직원들을 모아 시스템 교육을 실시했다. 그리고 고객에게 솔직한 사과문을 보냈다. "담당자의 실수가 있었습니다"라는 핑계 대신, "저희 시스템의 미비점을 발견했고, 이를 완벽히 수정했습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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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이밍의 마법: 실패를 배움으로


행동경제학자 다니엘 카너먼은 이를 '프레이밍 효과(Framing Effect)'로 설명할 수 있다. 같은 사건이라도 어떤 틀(Frame)에 넣느냐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최영훈은 이번 사태를 '직원의 태만(부정적 프레임)'이 아닌 '시스템의 개선 기회(긍정적/학습 프레임)'로 재정의했다.

이 작은 관점의 전환은 조직 전체를 바꾼다. 리더가 "왜 그랬어!"라고 다그치면 직원들은 변명거리를 찾느라 급급해진다. 하지만 리더가 "왜 그런 일이 일어났을까?"라고 함께 고민하면, 직원들은 해결책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 5 Why는 단순한 논리 게임이 아니다. 그것은 조직 내에 '심리적 안전감'을 심어주는 신뢰의 의식이다. /


# 문제는 덮는 것이 아니라 파헤치는 것


중소기업의 하루는 문제의 연속이다. 자원은 부족하고 시스템은 허술하다. 이때 리더가 해야 할 일은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집요하게 질문하는 것이다. 최영훈의 사례가 보여주듯, 표면적인 해결책(직원 문책)은 일시적인 진통제일 뿐이다.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아프더라도 상처를 헤집고 들어가 고름을 짜내야 한다.


당신은 오늘 어떤 질문을 던졌는가? 혹시 답을 정해놓고 다그치는 심문을 하지는 않았는가? 내일부터는 비난의 화살을 내려놓고, 질문의 삽을 들어보자. "도대체 왜?"라는 탄식을 "무엇이 문제일까?"라는 탐구로 바꾸는 순간, 위기는 가장 강력한 혁신의 씨앗이 된다. 기억하라. / 리더의 품격은 그가 던지는 질문의 깊이에서 결정된다. / 고객이 신뢰한 것은 배송 속도가 아니라, 실수를 대하는 그 진정성 어린 태도였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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