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력을 증가시키는 질문
이는 대부분의 협상에서 유용한 질문이다. 굳이 이 거래가 아니라도 다른 흡족한 대안이 있는 쪽은 협상에서 힘을 갖게 마련이다. 절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질문이 유용한 이유는 상대방이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에 대해 솔직히 자백하게 만든다는 데 있다. 만약 다른 옵션이 없는 것으로 밝혀지면, 이쪽은 굉장히 강력한 협상 포지션을 갖게 된다.
결국 상대가 대안을 말하든 하지 못하든, 우리로서는 좋은 정보를 갖게 된다. 더군다나 상대에게 아무런 옵션이 없다는 걸 알게 되면, 이는 중요한 수확이다.
상대의 대안이 적을수록, 우리 힘은 강해진다.
충분히 있을 법한 대안조차 찾지 못한 상대라면, 뭔가 켕기는 것이 있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대안이 있으신가요?”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대안이 전무한 상대방의 머릿속에는 다음과 같은 생각이 차례로 지나가게 된다.
대안이 없다는 걸 들키면 안되는데.
괜히 거짓말 했다가 뭐냐고 물으면 대답할 수가 없을거야. 그러면 내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게 되지. 상대를 거슬리게 하면, 협상이 결렬될지도 몰라. 지금 내 상황에서 이것저것 가릴 처지가 아니야. 차라리 솔직하게 말하자.
상황 설명을 위해 가정한 것이므로 구체적인 수치 등은 실제 업계 현실과는 조금 다를 수 있음을 감안해 주시길.
MBA 출신을 한명 고용하기로 했다.
면접결과 호감이었고, 그래서 적정한 선의 연봉을 제안했다.
고용주 : 연봉은 4,000만 원을 제안할게요.
예비 직원 : (얼굴을 잔뜩 찌푸리며) 너무 낮은데요. 전 MBA 출신이예요. MBA 출신 초봉이6,000만 원은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고용주 : 다른 데서 6,000만 원을 주겠다고 하면 그리로 가는 게 확실히 낫겠죠? 다른 대안이 있으신가요?
예비 직원 : (4-5초간 침묵) 없습니다.
다음 날 그는 고용주의 제안을 수락했다.
“다른 대안이 있으신가요?”라는 질문을 이용해 상대방의 불리한 처지를 부각시킴으로써, 빠르고 단호하게 협상을 할 수 있었다. 상대의 입장에서도 추상적인 통계 따위가 아니라 자신의 진짜 처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그렇다면 똑같은 대화에서 상대가 ‘대안이 있다’고 했다면 대화는 어떻게 됐을까? 물론 허풍일 수 있고, 진짜일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질문을 해서 나쁠 것은 없다. 상대가 대안을 내놓는다면 더 캐물어 볼 수도 있고, 우리의 대안을 알려줌으로써 응수할 수도 있다.
고용주 : 연봉은 4,000만 원을 제안할게요.
예비 직원 : (얼굴을 잔뜩 찌푸리며) 너무 낮은데요. 전 MBA 출신이예요. MBA 출신 초봉이6,000만 원은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고용주 : 다른 데서 6,000만 원을 주겠다고 하면 그리로 가는 게 확실히 낫겠죠? 다른 대안이 있으신가요?
예비 직원 : (4-5초간 침묵) 여기 저기 알아보고 있습니다.
고용주 : 다행이네요. 잘 되길 바랄게요. 우리 제안은 24시간 동안만 유효해요. 그 안에 연락을 주세요. 연락을 안주시면 다른분을 채용할게요. 고맙습니다.
상대가 어정쩡한 대안을 둘러대면, 우리가 가진 대안을 강력하게 제시하는 것으로 반격할 수 있다.
“다른 대안은 있으신가요?”라고 물으면 협상은 신속히 진전되며 협상력은 커진다.
가장 효과가 확실한 것은 “이것 저것 많이 있어요”라고 막연하게 대답하는 것이다. 이렇게 대답하면 노골적인 “대안없음”을 인정하지 않고도, 임기응변으로 상황을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설득력은 떨어진다.
가장 좋은 방법은 다른 대안을 자신있게 열거할 수 있도록 준비된 대답을 하는 것이라라. “5,000만 원에 채용하겠다는 곳이 있어서 현재 협상중입니다.”
이 방법을 쓰려면 수고와 준비가 필요하다. 진짜 그런 대안이 있어서 이렇게 답할 수 있으면 협상력은 대폭 강화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