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어해자 난위수
한 분야를 깊게 공부하고 나면
관련된 책이나 주장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할 수 있다.
‘아하, 이건 그럴싸해 보이지만 사실은 알맹이 없는 껍데기에 불과하구나.“
‘오, 이건 대단한 경지인데. 이 책의 저자는 정말 공부가 깊구나.’
이처럼 깊이 이르러본 사람에겐 그 만의 경지(境地)가 생겨난다.
맹자 진심편에 "관어해자 난위수" 觀於海者 難爲水라는 말이 나온다.
신영복 교수님의 해석을 빌리자면,
"큰 바다를 본 사람은 웬만한 물은 바다에 비할 바 못되기에 물이라고 하기가 어렵다(하지 않는다).“라는 뜻이란다.
최고의 경지를 접해 본 사람은 진짜와 짝퉁을 구별할 눈을 갖게 되기에,
어설프게 흉내만 내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감흥도 느끼지 않는다는 뜻.
작은 연못, 졸졸졸 흐르는 계곡물도 나름의 운치가 있으나
한번쯤은 가슴 탁 트이는 장쾌한 바다를 두 눈과 가슴에 새겨넣고 싶다.
'창공을 날아 본 사람은
발은 비록 땅에 있지만
눈은 언제나 창공을 향해있다'
는 말이 있다.
짝퉁에 안주하지 말고
제대로 넓은 바다와 높은 창공을 한번이라도 경험해 봐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