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우성 변호사 Dec 28. 2015

그림을 그리기 전에 바탕부터 깨끗이

● 사례


지난 1년간 김대표는 직원 채용을 하면서 '능력'을 가장 우선순위로 두고 결정했다. 그런데 1년이 지난 지금, 결과가 썩 좋지 않다.

융화가 잘 되지 않아 떠난 직원도 있었고, 전 회사로부터 기밀을 빼왔다는 이유로 소송에 휘말린 직원도 있었다.

규모가 작은 기업이다보니 직원 한 두명으로 인한 부정적인 효과의 파급력이 컸다.

'태도'나 '본성'은 쉽게 알 수 없는 법이니, 결국 작은 기업에서는 '능력', '실력'이 가장 중요하지 않은가 라는 것이 김대표의 생각이었는데, 요즘 그 판단이 맞는 것인지 확신이 안든다.


● 생각


繪事後素(회사후소)

그림 그리는 일은 흰 바탕이 있은 이후에 한다.


본질이 있은 연후에 꾸밈이 있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것으로, 논어에 나오는 말이다.


공자가 제자 자하에게, 밖으로 드러난 형식적인 예(禮)보다는 그 예의 본질인 어진 마음(仁)이 중요하므로, 형식으로서의 예는 본질이 있은 후에라야 의미가 있다는 점을 설명하는 대목에 나온다.


예전에 종이가 없던 시절에는 그림을 벽이나 나무판에 그렸다. 

그냥 맨바탕에 그림을 그리면 채색이 겉돌아 스며들지 않았다. 

그래서 그림을 그릴 때에는 먼저 화면을 희게 칠하여 바탕을 갖춘 뒤에 그제서야 색칠을 할 수 있었다.


회사후소(繪事後素)는 이것을 설명한 글이다. 글자 뜻대로 풀이하면 ‘그림을 그리는 일은 소(素)한 다음’이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이 말은 사람도 이처럼 먼저 바른 바탕을 갖춘 뒤에 꾸밈을 더해야 한다는 뜻으로 쓴다. 

바른 바탕을 갖추지 않고 겉모습만 꾸미려 든다면 결국 얼마 못 가서 추악한 몰골이 드러나게 되는 법.


'능력', '실력'도 중요하지만, 그 바탕이 어떤가에 따라 그 '능력'과 '실력'이 오히려 해악이 될 수도 있다.

사람을 선택하든 사업을 진행하든, 

큰 그림을 그리려면 그 바탕을 깨끗하게 해 두어야 할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화학에서 배우는 인생> 이온결합의 공유결합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