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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우성 변호사 Sep 13. 2015

권고사직 당한 친구에게 전한 이야기

오늘 저녁, 친구를 만났다.

억울하게 회사에서 권고사직을 당하고, 상심이 큰 상태였다.

그의 아픔에 공감하면서, 그럼에도 마음을 굳게 먹으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사마천 사기에 나오는 ‘계포’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항우의 일급 장수였던 계포(季布).

계포는 초한전에서 끊임없이 유방을 괴롭혔다.


항우를 물리친 유방은 계포의 목에 천금의 상금을 걸었다.



계포는 주씨(周氏) 집에 몸을 숨겼다.

주씨는 계포에게 자신이 시키는 대로 하겠느냐고 했다. 계포는 그러겠다고 대답했다.


주씨는 계포의 머리를 자르고 허름한 옷을 입혀 노예로 변장시킨 다음 다른 노예들과 함께 노나라의 협객인 주가(朱家)에 그를 팔았다.


주가는 대단한 협객이었고, 계포가 누군지 알고 있었다.


주가는 계포의 사면을 위해 유방의 측근들을 설득했다.     


"계포가 황제를 곤경에 빠뜨린 것은 자기 주군에게 충성한 것 뿐입니다. 신하는 각자의 군주를 위해 충성을 다할 뿐인데 그렇다고 항우의 신하를 다 죽여야 합니까? 또한 황제께서 천하를 얻은지 얼마 되지 않아 사사로운 원한으로 그를 죽이려고 하니 이는 황제의 도량이 좁다는 것을 천하에 보이려 하는 겁니다."     


결국 주가의 노력으로 계포는 유방에게 발탁되어 벼슬이 중랑장에까지 올랐다

(이 과정에서 주가의 유방 측근에 대한 설득은 대단한 것이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 대해 사마천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항우 아래서는 어느 누구도 빛을 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계포는 일찍부터 명성이 대단했다. 직접 적진에 뛰어들어 빼앗은 적기만 해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이러한 계포도 일단 쫓기는 몸이 되자 노예로 변장하면서까지 목숨을 이어갔다. 그러한 결단이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계포는 자기의 능력을 믿고 굴복을 능히 감수했던 것이다. 또한 자기 재능을 발휘하지 못한 채 죽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결국 이러한 굴욕을 참고 견딘 끝에 한나라의 명장으로 이름을 떨쳤다.

 진실로 용기있는 자는 가벼운 죽음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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