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우성 변호사 Sep 12. 2015

손 빨래 vs 장군되기 (장자 소요유편)

후배들에게 조언을 할 때, 

같은 일을 하더라도 더 큰 파급효과를 생각하고 방향성을 잘 잡으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莊子(장자) 逍遙遊 (소요유)편에 나오는 손틈방지약(不龜手之藥 ; 불구수지약) 사례를 들곤 합니다.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옛날 송나라 사람 중에 찬 물에 손을 넣어도 손이 트지 않는 비법을 개발한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의 후손들은 대대손손 이 약을 바르고 겨울철에 다른 사람의 세탁물을 받아서 차가운 개울물에서 세탁하는 일을 해서 먹고 살았다.     

어느 날 길을 지나던 사내가 그 모습을 보고는 백 근의 돈을 낼 터이니 그 비법을 사고자 청했다. 제안을 들은 가족들은 고민에 빠졌다. 

“우리 가족은 대대로 세탁하는 일을 해왔지만 입에 풀칠하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그 재주를 팔면 하루아침에 백 근의 돈을 벌 수 있으니 그 비법을 파는 것이 좋겠다.”     

그 사내는 약 만드는 비법을 알아 낸 다음 월나라와 치열하게 전쟁 중이던 오나라 왕을 찾아갔다.

겨울철에 수전(水戰)을 할 때는 항상 병사들의 손 트는 것이 문제였음을 잘 알고 있던 사내는 자신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아울러 자신은 병법을 오랫동안 연구했으므로 병사를 주면 전투에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오나라 왕은 그 사내에게 병사를 주었고, 그 사내는 장군이 되어 겨울에 월나라 군사와 수전을 하였는데, 크게 이겼다. 오나라 왕은 그 사내를 크게 칭찬하며 땅을 쪼개어 주고 그곳의 수령을 삼았다.     



손을 트지 않게 하는 약 하나로 어떤 이는 수령(장군)이 되었고, 어떤 이는 삯빨래 일을 면하지 못하니, 사용하는 방법에 따라 이런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지요.     


이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특장점이 제대로 때를 만나지 못해 손빨래나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 스스로 돌아보기를 권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권고사직 당한 친구에게 전한 이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