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에게 조언을 할 때,
같은 일을 하더라도 더 큰 파급효과를 생각하고 방향성을 잘 잡으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莊子(장자) 逍遙遊 (소요유)편에 나오는 손틈방지약(不龜手之藥 ; 불구수지약) 사례를 들곤 합니다.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옛날 송나라 사람 중에 찬 물에 손을 넣어도 손이 트지 않는 비법을 개발한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의 후손들은 대대손손 이 약을 바르고 겨울철에 다른 사람의 세탁물을 받아서 차가운 개울물에서 세탁하는 일을 해서 먹고 살았다.
어느 날 길을 지나던 사내가 그 모습을 보고는 백 근의 돈을 낼 터이니 그 비법을 사고자 청했다. 제안을 들은 가족들은 고민에 빠졌다.
“우리 가족은 대대로 세탁하는 일을 해왔지만 입에 풀칠하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그 재주를 팔면 하루아침에 백 근의 돈을 벌 수 있으니 그 비법을 파는 것이 좋겠다.”
그 사내는 약 만드는 비법을 알아 낸 다음 월나라와 치열하게 전쟁 중이던 오나라 왕을 찾아갔다.
겨울철에 수전(水戰)을 할 때는 항상 병사들의 손 트는 것이 문제였음을 잘 알고 있던 사내는 자신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아울러 자신은 병법을 오랫동안 연구했으므로 병사를 주면 전투에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오나라 왕은 그 사내에게 병사를 주었고, 그 사내는 장군이 되어 겨울에 월나라 군사와 수전을 하였는데, 크게 이겼다. 오나라 왕은 그 사내를 크게 칭찬하며 땅을 쪼개어 주고 그곳의 수령을 삼았다.
손을 트지 않게 하는 약 하나로 어떤 이는 수령(장군)이 되었고, 어떤 이는 삯빨래 일을 면하지 못하니, 사용하는 방법에 따라 이런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지요.
이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특장점이 제대로 때를 만나지 못해 손빨래나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 스스로 돌아보기를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