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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우성 변호사 Mar 08. 2016

무리한 요구를 일삼는 계약상대방에게 어떻게 대응?

조우성 변호사의 계약 Must Know

甲의 무리한 요구에 스마트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법 하나를 알려 드립니다.


● 상황     


A사는 B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사이트 구축 및 프로그램 개발을 해주고 있었다. 그런데 B사 담당자(프로젝트 매니저)는 계속해서 계약서에 없는 내용들에 대해서도 추가로 개발해 줄 것을 요구했다. 

A사는 甲 지위에 있는 B사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이를 따랐다. 하지만 B사 담당자의 요구가 점점 더 증가해서 이대로 가다가는 본래 계약 납기까지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 자문요청사항     


B사의 요구를 막고 계약 내용대로의 이행을 요청하고 싶다. 하지만 어설프게 말해서는 들을 것 같지 않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 진단 내용     


√ B사는 현재 계약서 내용을 위반하고 있는 상황이다. - 계약불이행

√ B사의 계약불이행으로 인해 A사에게 발생하는(발생할 수 있는) 손해에 대해서는 그 배상청구가 가능하다.

따라서 B사의 ‘갑질’로 인해 A사에게 어떤 추가적인 손해가 발생할 수 있는지 체크해 보아야 한다.


√ A사는 B사와의 계약이 마무리되면 다른 발주처인 C사와의 계약을 진행해야 하는데, B사가 이렇게 갑질을 계속하면 C사와의 계약 진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

√ A사는 B사로 인해 C사와의 계약이 날아갈 수 있음(계약파기로 인한 손해발생 가능성)을 강하게 어필하면서 B사를 압박할 수 있다.     


● 관련 법지식 – 민법의 특별손해     


√ A사는 B사의 계약불이행(과도한 계약이행요구)으로 인해 발생할 손해에 대해서는 그 배상을 요구할 수는 있다.

√ 하지만 구체적으로 그 손해가 어느 정도인지 B사가 낱낱이 알기는 어렵다.


√ A사는 B사에게  ‘당신 회사 잘못으로 우리가 이런 손해를 입을 수 있어요!’라고 자세하게 밝혀서 이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 즉 A는 자신에게 발생할지도 모를 ‘특별한 손해’에 대해서 B사에게 알려주어야 한다.


√ 왜냐하면 우리 민법 제393조 2항에 따르면,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는 채무자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 한하여 배상의 책임이 있다.”고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 손해배상의 세계의 불문율. ‘아는 것이 병, 모르는 것이 약’이다. 상대방에게 많이 알려주면 알려줄수록 나중에 청구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 처방 제안     


√ “귀사의 무리한 요구로 인해 당사가 다음 수주를 놓치게 될 경우 상당한 손해를 보게 될텐데 이는 민법상 특별손해로 귀사에 청구할 수밖에 없다. 이런 불상사는 피해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 1안 : B사에 바로 내용증명을 보낸다. / 2안 : B사 담당자에게 이 내용증명을 보내주고, 현재 A사에서 발송하려고 하는데 담당자인 나(A사 담당자)는 좀 난감하다. 문제가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제안한다.     

√ A사는 2안을 선택     


● 후속결과     


√ A사 담당자는 내용증명 안을 들고 B사 담당자를 만나서 제시했다. ‘지금 우리 회사에서 이번 문제에 대해 이런 내용증명을 귀사에 보내려고 하는데, 이렇게 되면 서로 곤란해지지 않겠는가’라면서 은근히 부담을 줬다.     

√ B사 담당자는 자기 회사 고문변호사에게 물어봤는데, 만약 잘못되면 B사는 A사의 수주손실(C사 부분)까지 책임져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을 알게됐다.     

B사 담당자는 자신의 갑질이 엉뚱한 결과(B사의 A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를 낳을 수 있음을 알게 되었기에, 더 이상 A사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았다.     


● 심화


눈치빠른 분들은 알아채셨을 것이다.

‘당신이 계약을 위반하고 있으면 우리는 이런 저런 엄청난 손해가 발생할 수 있어요. 모르셨죠? 그러니 알려드리는 겁니다. 괜히 게임값 비싸게 무는 일이 없으면 좋겠어요.’라는 식의 으름장을 놓음으로써 상대의 계약준수를 유도할 수 있는 분야가 상당히 많다. 응용할 수 있는 분야를 생각해 보시길.


● 자료 : 그 당시 활용했던 내용증명 문안          


수신 : 주식회사 미라클

       서울 강남구 역삼동 111

       대표이사 박 기 적     


발신 : 주식회사 스타워즈

       서울 서초구 서초동 222

       대표이사 조 해 동     


제목 : 계약준수요청 및 특별손해 발생 예고의 건     


1. 귀사의 일익 건승을 기원합니다.     


2. 귀사와 당사는 2015. 12. 3. “0000 시스템 구축”에 관한 계약(이하 ‘본 계약’이라고만 합니다)을 체결했고, 2016. 3. 31. 납기를 맞추기 위해 열심히 계약 이행 중입니다.     


3. 그런데 귀사는 본 계약 이행 과정에서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내용에 대해서도 계속 요구를 해오고 있는 상황입니다(증빙 : 이메일 자료). 당사로서는 고객사인 귀사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하고픈 마음입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습니다.     


4. 당사는 2016. 5. 2.경 C사와 별도의 SI 계약체결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그 규모는 대략 3억 원 정도입니다. 그런데 귀사가 지금과 같이 계약서 이외의 내용에 대해서 계속 요구를 하실 경우, 이를 감당하기 위해 저희 개발자들이 투입이 되다보면 위 C사와의 계약을 놓칠 수가 있습니다.     


5. 만약 당사가 C사와 계약체결을 못하게 되어 입는 손해는 민법상 특별손해가 되는데(민법 제393조 2항), 당사로서는 그 손해에 대해서 부득이하게 귀사에게 배상을 구하는 그런 불행한 일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이점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이와 같은 서신을 보내게 되었으니 널리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6.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2016. 1. 25.

                                       발신인 주식회사 스타워즈

                                                 대표이사 조 해 동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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