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교육

비 대칭 이론

정보와 권력

by 김준식

비 대칭 이론


조건화된 시장 경제에서 항상 발생하는 ‘선택’에 대한 비논리적 혹은 불합리한 구조를 수학적 이론으로 설명하기 위하여 등장한 이론이지만 사회의 다른 구조를 설명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이론이다. 이 이론에서 매개변수는 ‘정보’인데 정보란 앞서 이야기한 시장 경제의 중요한 변수인 선택의 바탕을 구성한다. 그 중요한 선택의 바탕 위에 다양한 종류의 세부조건과 거기에 따른 미세한 선택을 필요충분 요건을 구성하게 되면 정보는 곧장 방향성을 획득하게 된다. 그런데 이 방향성의 원동력은 당연히 인간의 욕망이다.


바꾸어 말하자면 인류는 이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정보를 생성하고 교류하며 축적한다는 말이 된다. 축적된 정보는 모든 흐름이 그러하듯이 결절(Node)을 형성하게 되고 이 결절점을 중심으로 불평등한 상황이 구성되게 된다. 그 불평등이 심화되거나 혹은 극단적이 되면 독점이 발생한다. 즉 정보가 독점되면 당연히 정보의 흐름은 중단되게 되고 독점된 정보는 점차 비대해진다.


이 독점의 원인도 당연히 인간의 과도한 욕망이다. 독점화되고 비대해진 정보와 인간의 욕망이 여러 과정을 거쳐 합성되면, 그곳에 ‘권력’이 탄생하게 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인간의 욕망은 권력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데, 그러한 이유로 권력과 정보는 필요하고도 충분한 전제조건이 된다.


권력은 근원적으로 지배 복종의 역학관계를 선호하지만 근대 이후의 권력은 많은 제약조건을 가지게 되었고 표면적으로는 지배 복종의 관계를 필요적 호혜관계로 발전(엄밀하게는 장식)시켜왔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권력의 속성은 변할 수 없기 때문에 지배 복종의 관계를 유지시킬 수 있는 어떤 새로운 장치를 개발하게 되었고, 그 장치 가운데 하나로서 권력의 자궁이었던 ‘정보’를 이용한 은밀하고 동시에 매우 정교하게 구조화된 지배 체계를 탄생시키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정보를 획득함에 있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욕망의 본성에 그대로 따르는 것이다. 욕망의 가장 중요한 속성 중 하나는 ‘은닉’이다. 공개되지 않거나 될 수 없는 일정한 사실은 그것의 경중과 관계없이 다른 이에게는 위협과 예속의 단서가 될 수 있다. 숨겨야 할 사실을 숨기는 것에서부터 숨기지 않아도 되는 사실을 숨기는 것까지 이러한 ‘은닉’은 사실의 경중과 관계없이 궁금함과 더 나아가 두려움으로 인간의 감정을 제어하게 되고 그 감정적 제어야 말로 예속의 시작인 셈이다.


표면적이고 엉성한 구조적 지배 복종의 관계를 파기한 근대 이후의 권력들은 이러한 교묘한 방식을 이용하여 새로운 방식(매우 정교하고 비밀스러운)의 지배 복종 관계를 형성하기 시작했고, 마침내 현대에 이르러서는 그것이 모든 권력들이 선호하는 하나의 방식이 되고 말았다.


결국 누가 더 많은 사실(혹은 사실이 아니라도 좋은)을 감추고 있으며, 그 감추어진 사실들을 언제 누구에게 적절히 배분하는가에 따라, 그 정보를 받는 자는 받는 만큼에 대한 반대의 급부로 스스로의 권력을 정보 배분자에게 이양하게 되는 구조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의 속도와 양을 권력자는 적절하게 조절함으로써 권력은 언제나 자신이 필요한 만큼의 지배와 복종관계를 유지하게 되고, 오히려 전 근대적인 구조화된 지배 복종보다도 더욱 강력한 지배체계를 유지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상황을 반추해보자. 지금 권력을 쥐고 있는 즉, 정보를 장악하고 있는 자들은 누구인가? 언론? 정치적 권력집단? 민중? 분명한 것은 민중은 정보 장악자가 아니다.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다. 설사 그러한 정보를 장악하였다 하더라도 그 정보를 장악한 소수는 곧장 민중으로부터 분리되어 새로운 권력집단을 만들게 된다. 그것은 거의 불변의 법칙이다. 그러면 누구인가? 언론인가?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자본이 결합된 언론으로 거대한 정보가 흘러들어가고 당연히 결절이 생기면서 비대해진다. 이 비대 해진 정보는 더욱더 큰 자본과 결탁하여 거대한 권력을 탄생시키게 된다. 정치권력을 창출해내는 힘도가지게 되며 동시에 그 정치권력을 파기하는 힘도 언론이 장악하게 된다.


그러면 민중은 어떻게 이 상황을 이용하여 정말 민중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나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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