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지수중학교 천문관측

by 김준식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하늘에 별(정확하게는 달, 금성, 화성, 목성, 그리고 …)을 보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경남교육청 과학교육원에서 ‘찾아가는 과학교실’의 일환으로 천문관측을 했지만 올해는 우리 학교 독자적으로 행사를 기획했다. 전문강사를 초빙하였는데 욕지중학교 홍인택 교장 선생님은 전공이 화학임에도 불구하고 별자리와 천문관측의 전문가이시기 때문에 의사를 여쭤 보았더니 흔쾌히 수락하셔서 11월 12일 금요일 밤으로 결정했다.


망원경 및 기타 장비는 과학교육원에 계시는 팽진욱 주무관님께서 준비해 오셨다. 팽 주무관님도 별자리에는 자타 공인 전문가이시기 때문에 교장 선생님과 함께 강사로 초빙하였다.


지수중학교 아이들에게 하늘에 별을 보여 준다는 것은 매우 다양한 함의가 있다. 먼저 지금 우리는 하늘을 잘 보지 않는다. 오히려 휴대폰을, 컴퓨터 화면을, 그리고 텔레비전을 열심히 들여다본다. 고개가 앞으로 숙여지거나 또는 거북목이 되어 좁게, 아주 좁게 자신의 영역만을 보는 사람들이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하늘에 별을 보려면 허리를 펴고 고개를 들어야 한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는 순간 우리 모두는, 좁은 나의 영역을 떨치고 광막한 세계와 영원의 우주에 존재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는 것은 단지 몇 개의 별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그리고 우리의 존재를 느끼는 짧지만 위대한 시간이 되는 것이다.


나는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작은 시골학교 교장으로서 좋은 학습환경도 제공할 수 없다. 강당조차 없는 우리 학교는 비가 오면 운동장을 쓸 수가 없다. 음악실이나 영화감상실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음악도 들려주고 싶고 영화도 보여주고 싶지만 변변한 시설도 장소도 없다. 늘 안타깝고 미안하다. 하지만 하늘은 모두 우리 것이다. 우리가 보고 싶은 만큼 원 없이 바라보아도 된다. 하지만 아이들은 잘 보지 않는다. 그래서 별 보기 행사라도 만들어 하늘을, 우주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12일 날씨는 내 마음 같지 않았다. 초 저녁 다행히 달처럼 한 부분이 가려진 금성은 관측하였으나 이후로는 구름이 아주 짙게 드리워서 달도 별도 보이지 않았다. 교장 선생님의 강의를 끝내자 다행히 구름 사이로 달이 보였다. 그리고 토성도 잠시 보였다. 아이들은 달의 거대한 크레이터를 보고 탄성을 질렀다. 토성의 희미하게 보이는 고리를 보고도 역시 소리를 지른다. 우주에 존재하는 자신을 확인하는 짧지만 위대한 순간이다. 비록 별을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행사를 기획하기 잘했다는 확신이 들었다. 잠시라도 달과 별을 보게 해 준 하늘에 감사했다.


늦게까지 남아 아이들을 지도해 주신 교무부장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아무런 기초지식도 없는 아이들에게 曆法과 천문, 망원경의 원리를 설명해주신 홍인택 교장 선생님께 무한한 존경과 감사를 드리며 더불어 팽진욱 주무관님께도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린다. 과학교육원 창의인재부장이신 차동석 연구관님이 문득 이 행사에 동참하셔서 너무나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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