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냈다.
2019년 9월 1일, 중학교 교장이 되었다. 교장이 된 2019년 후반기는 나에게 벅찬 시간이었다. 학교 살리기를 빌미로 동창회에서는 노골적으로 학교 야구부 창단을 주장했고, 나는 나름 합리적으로 그 주장을 방어했다. 모든 여건이 구비되지 못한 상황에서 야구부 창단은 참 대책 없는 일이었지만 동창회는 아주 지속적으로 학교에 찾아왔고(주 1~2회 학교 방문) 나는 부지런히 이야기를 들으며 대응해야만 했다. 그것이 공모교장의 임무라고 생각했다.
2019년 연말이 되면서 동창회 방문이 뜸해지자 스스로 정체성의 혼란을 겪게 된다. 나는 이미 교사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히 교장도 아닌 애매한 위치에 서 있는 느낌이 내내 나를 눌렀다. 그런 날 들 속에서 생각해 낸 것이 바로 중학교 철학 교육이었다. 어느 누구에게도 물어볼 수 없는 대한민국에서 전인미답의 중학생 철학 교육을 이 땅의 변방, 작은 중학교 아이들과 시작해보기로 마음 먹기까지 스스로 내적 갈등이 많았다.
사실, 수업을 진행하다가 그만 둘 가능성이 커 보였다. 왜냐하면 중학생 철학 수업의 선례나 교재, 수업의 방향에 대한 어떤 자료도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겨울 방학 내내 교장실에서 이 문제를 두고 혼자서 궁리에 궁리를 거듭하였다. 그리고는 2020년 3월이 시작될 무렵, 현재 책의 얼개를 만들었고 목차를 구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수업의 내용은 수업과 동시에 쓰기로 하는 아주 무모한 도전이었다.
수업의 방향은 ‘나’로부터 ‘세계’로 확산되어 가는 개념으로 목차를 구성했다. 그리고 2020~21년 코로나가 온 세상을 흔드는 2년의 시간 동안 지수중학교 아이들과 나는 철학의 바다에서 정신없는 첫 항해를 통해 광막한 철학의 바다를 조금 느끼게 된다. 미미하지만 그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더러 발견하기도 했다.
그렇게 2년 동안 55주를 수업했다. 중학교 연중 수업 주는 34주이고 2년이면 68주인데 행사와 휴일, 그리고 아주 특별한 날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수업을 했다. 그 자료를 모아 정리하여 마침내 이 책의 원고를 만들었다. 그리고 2022년 4월 교육과학사의 도움으로 책을 만들기 시작하여 드디어 책이 나온 것이다.
‘#교육과학사’라는 출판사에서 이 엉성한 원고를 조건 없이 출판하는데 큰 도움을 주신 #이주표 부장님과 #이정호 편집장님, 그리고 무려 다섯 차례나 전면 수정 작업으로 표지를 제작해주신 #고광수님, 끝으로 #한정주 교육과학사 대표님께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