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이라면 자랑이고, 한편으로는 감사의 마음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그래도 남아있는 사람 사는 세상의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다. 오해와 편견을 잠시 내려 두고 이 글이 읽히기를 ……
어제, 그러니까 2022년 5월 24일. 내가 근무하는 진주시 지수면 지수중학교 학교 뒤편 숲에서는 살아온 날 동안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아름다운 광경과 이벤트가 펼쳐졌다.
어찌어찌하여 2019년 중학교 교장이 되었고, 역시 어찌어찌하여 지난 3년간 아이들과 수업하고 고민한 내용을 묶은 책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이른바 지난 5월 15일 세상에 나온 《중학교 철학》이라는 아주 얇은 책이다.
출판기념회라는 형식은 이미 우리에게 많이 식상해졌다. 이유는 선거를 앞둔 사람들이 제 이름 석자를 알리고 제법 유식한 태를 내고자 하는 목적으로 열리는 행사라는 인상이 크기 때문이다.
이름을 알릴 필요가 없는 나는, 몇 권의 책을 내면서 그런 행사를 한 적이 없다. 다만 지난 2017년 《장자, 오르세를 걷다》를 출간했을 때 지인들이 열어준 고마운 행사가 있었다. 그 출판 기념회는 그 때나 지금이나 내 이름 석자 알리는 것을 목적으로 할 이유가 없는 맑고 깨끗한 행사로 기억한다.
어제 지수중학교 교육공동체가 열어 준 출판기념회는 아마 모르긴 해도 유사 이래 처음이며 마지막이 될 만한 기념비적 사건이었다. 이유는 이러하다.
먼저 우리 학교처럼 작은 학교라야 모든 구성원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다. 그리고 아이들과 수업을 통한 이야기가 일단 ‘책’이라는 수단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뿐만 아니라 교장이라는 다소 권위적인 직책과 그 위치에서 직접 쓴 책이라는 조건이 수반되어야 하는 3가지 기본 조건이 있어야 한다. 벌써 그런 조건으로 이루어지는 학교를 찾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어제의 출판기념회는 나를 제외한 교육공동체 전원(교사, 학생)이 자발적으로 움직인 행사라는 것이 핵심이다.
나는 비교적 눈치가 빠른 사람인데 이번 행사에 대해서는 전혀 감지하지 못할 만큼 아주 비밀리에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감동이 더 증폭되었는지 모른다.
아이들이 노래를 불러주고 한 명 한 명 나에게 쓴 편지를 읽어주었다. 아마 2~3일은 충분히 걸렸을 아이들의 편지가 나에게 얼마나 감동을 주었는지! 놀랍게도 편지 속에는 철학 수업 시간에 가장 인상적인 내용들도 있었는데 예상을 넘는 이야기도 있었다.
매우 건방지고 염치없고 또 부끄럽지만 교육이라는 대 전제를 놓고 어제의 일을 되짚어보면 이만하면 참 좋은 교육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얼핏 든다.
선생님들께 그리고 아이들에게 참 고맙다. 아직 임기가 1년은 남았으니 더욱 분골쇄신해야겠다.
감히 이렇게 이야기해 본다. 이 모든 상황을 만들어 준 지수중학교 교육공동체 여러분들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