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중에 잠시…… 해 본 아주 쓸데없는 생각.

by 김준식

산행 중에 잠시…… 해 본 아주 쓸데없는 생각.



‘생각’이라는 뜻을 가진 한자는 참으로 많다. 하지만 '념', '사', '유', '상'에서 대부분 파생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아는 ‘념念’은 이제 ‘今’과 마음 ‘心’이 합쳐져 있으니 지금 일어나는 마음, 이를테면 휘발성이 강한 생각을 표현한 말이다. 잡념雜念, 유념留念(여기서 留는 머무르라는 것이니 념의 휘발성이 충분히 이해된다.) 상념常念 등이 있다. 오래 전에 일본 왕이 이야기했다는 ‘통석의 념’이 생각난다. 잠깐 그 생각(통석)을 했다는 의미다. 참 나쁜 놈이다. 거의 40년을 강제로 지배하면서 온갖 만행을 다 저지르고…… 잠시 그 생각을 했다니…… 이것도 사과라고……


‘思’는 정수리(머리)를 뜻하는 ‘신囟’과 ‘心’이 합쳐져 머리의 판단, 이를테면 머리에서 비롯되는 논리가 부가된 생각이 된다. ‘념’보다는 조금 오래 유지되는 생각이다.


‘惟’는 마음 심과 높을 ‘최崔’가 합쳐지니 높은 수준의 생각이다. ‘사유思惟’라는 말이 이 상황을 대변한다. 우리가 잘 아는 반가사유상에서 그 주인공의 마음자리가 바로 ‘사유’다. 깊은 ‘사유’의 경지가 곧 ‘선禪’이다.


‘상想’은 상대를 뜻하는 ‘상相’이 있는 생각이다. 즉 생각을 서로 나누고 교환해서 두터워지고 정제된 생각이다. 당연히 위에 있는 ‘념念’과 ‘사思’보다는 상대적으로 길고 다양한 생각을 말한다. ‘사상思想’은 그렇게 해서 나온 단어다.


생각이라는 한자의 또 다른 큰 분류는 기억과 관련이 있다. ‘억憶’ 이나 ‘회懷’가 대표적이다.


산길을 걸으며 하는 이 생각은 ‘념念’에 가깝지만 ‘사思’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想’은 아니다. 홀로 생각하기 때문에 ‘想’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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