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교육

『철학이 있는 교실살이』를 읽고.

by 김준식

『철학이 있는 교실살이』 이성우 지음, 살림터, 2023.


직접 대면한 적은 한 번도 없지만 페이스 북의 글과 선생님의 책을 통해 마치 오래된 사이처럼 착각이 들 정도로 친근한 느낌이다. 새 책을 펴내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주문해서 지난 금요일에 받아 오늘 아침에 책을 다 읽었다. 모두 기억하고 싶지만 하는 수 없이 정말 기억하고 싶은 곳에 표시를 해 두었다.


초등 교사 35년과 나의 중등 교사 30년은 차이가 많다. 하지만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사실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책을 읽는 동안 여러 곳에서 공감하고 또 감동했다. 초등은 한 교실에서 자신의 반 아이들과 1년을 꼬박 같이 지낸다. 교실이 바로 교사와 학생이 공유하는 삶의 공간이다. 그 촘촘한 삶의 공간에서 35년을 보낸 선생님의 목소리는 단단하지만 부드럽다.


이 책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교사에게로 향하고 있다. 35년의 교사 경험에서만 나올 수 있는 진지한 목소리다.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것의 바탕에 철학이 있기를 바라는 선생님의 마음이 글자 하나, 문단 한 줄에서도 온전히 느껴진다. 하지만 결코 쉽지 않다. 어쩌면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마땅히 그래야 하는 이유를 선생님은 조용히 그러나 또박또박 말씀하고 계신다.


책에는 철학적 교실살이에 대한 다양한 방법과 그 바탕이 되는 잘 가르치기에 대한 선생님의 말씀이 질서 정연하게 잘 표현되어 있다. 그 기준에 나를 투영시켜 보니 (물론 초등과 중등의 차이에서 오는 교육 방법의 문제도 있겠지만) 나의 교직 생활이 무모한 30년이었음을 깨달았다. 살짝 부끄럽기까지 했다.


시대와 공간을 막론하고 초등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나 역시 초등 6년 동안 내 삶에서 알아야 할 중요한 부분을 배웠다. 중등 이상은 선택과 집중에 의해 분화될 뿐, 바탕을 이루는 교육은 초등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책 속에 등장하는 여러 교육 학자들과 교육 이론이 가장 잘 적용될 수 있는 대상도 역시 초등교육이다. 그런 상황에서 선생님의 깊이 있는 진단과 예리한 지적, 그리고 그 존재감은 참으로 귀하고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


책의 첫머리, ‘존재의 이유’에 대한 글에서 ‘에필로그’까지 선생님의 목소리와 마주한 지난 3~4일은 교사 이성우에게 흠뻑 빠진 시간이었다. 비슷한 연배의 그 분과 동시대에 교육에 종사하고 있음이 참으로 행복하고 영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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