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달생’ 출력을 기념하며

by 김준식

2023 ‘달생’ 출력을 기념하며


오래전부터 일기와 여러 종류의 잡문雜文을 써 오다가 문득 1994년 처음으로 한 해 동안 쓴 글을 묶기 시작했고, 이름을 ‘현적록玄寂錄'이라 했다. ‘현적玄寂’은 원효스님의 ‘대승기신론소’에서 따 온 말이다. 우리의 마음을 그렇게 표현했는데 그것을 내가 차용한 것이다.

KakaoTalk_20231021_190059527.jpg 손으로 쓴 현적록 1권 2권


컴퓨터가 일반화되면서 컴퓨터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종이에 쓴 글은 자주 펼쳐 볼 수 있는데 비해 컴퓨터에 저장해 놓은 글은 컴퓨터를 켜야만 볼 수 있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출력물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것이 아마도 2010년쯤이었을 것이다.(출력물인 ‘현적록’은 처음이다.)

KakaoTalk_20231021_192558066.jpg 첫 출력물 현적록의 서문

이런저런 종류의 글들이 많아지면서 2014년에 쓴 현적록 제20권 ‘궁구窮究’를 출력했더니 페이지가 너무 많아졌다.(450페이지가 넘어 필요없는 돈이 너무 많이 들어서) 고민 끝에 2015년부터는 한시만 출력하기로 했다. 그것이 한시만 모은 처음 출력물인 2015년 ‘좌치坐馳’다.

KakaoTalk_20231021_190132719.jpg 2014년 20번째 현적록
KakaoTalk_20231021_193520546.jpg 처음 출력된 한시집 좌치


2010년 현적록을 출력한 시기가 10월 말이라 그다음부터는 자연스럽게 11월부터 그 이듬해 10월까지 쓴 글(한시)을 출력하기 시작했으니 올해로 딱 9권 째이고, 한시가 여러 글과 합본되어 있는 2014년 ‘궁구窮究’로부터 10권째 출력물이 바로 ‘달생達生’이다.

KakaoTalk_20231021_152217591.jpg 2023년 한시집 달생

2015년 '좌치'는 100부 정도 출력했다. 1년 이상 같이 근무하신 분들과 친구, 선배, 어른들께 건방지지만 나의 출력물을 드렸다. 무모하고 어이없는 일이지만 그땐 잘 몰랐다. 점점 부끄러움을 알아가면서 올해는 40부만 출력했다. 한 권을 남겨두고 39분에게 2023년 곤고하게 살아온 우리의 마음을 전하려 한다. 하지만 ‘달생’이라 했으니 곤고함을 넘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