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2024 천운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준식 Apr 05. 2024

以小見大*

以小見大*


奄忽華窮處 (엄홀화궁처) 문득 꽃 다한 곳에서,

坐看夢綠起 (좌간몽녹기) 옅은 녹색을 보네.

何懆花片紛 (하조화편분) 꽃잎 날리니 무슨 걱정,

雲行意緩只 (운행의완지) 구름은 마음 따라 느릿 느릿.


2024년 4월 5일 오후. 보이는 곳마다 흰 꽃 잎이 날리는 계절이다. 작은 꽃 잎 날림을 보며 천지운행의 질서를 본다. 세상의 모든 현상과 존재는 늘 그것과 상반되는 것들과의 관계 속에서 존재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자연의 불변하는 질서이고 법칙이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이렇게 말한다. “있음은 없음으로 생겨나고, 어려움은 쉬움으로 이루어지며 길고 짧음, 높음과 낮음은 언제나 상대적이다.”(도덕경 2장)


꽃 다하니 연 초록 새 잎이 돋고, 꽃 잎 날리니, 마음은 그 꽃 잎 따라 느리게 느리게 내려앉는다.  


* 이소견대以小見大: 작은 것으로부터 큰 것을 보다.


* 왕유의 '종남별업終南別業'과 두보의 '강정江亭'에서 용사함.  

매거진의 이전글 봄 비 중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