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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2024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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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Apr 03. 2024

봄 비 중에.

春雨中 봄 비 중에.


盈綠位去春 (영록위거춘) 봄 지나가니 푸르름만 가득하네,

惜錄址過歲 (석록지과세) 세월 지나간 자리, 안타까운 기록만. 

來節于異季 (래절우이계) 돌아올 봄, 그 봄은 아니겠지! 

每春同花開 (매춘동화개) 봄마다 그 꽃들 다시 피겠지만. 


2024년 4월 3일 점심시간을 넘기고. 봄비가 참 자주 온다. 봄 비에 꽃들이 피는 시기를 놓치더니, 이제 겨우 핀 꽃들이 그 비에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자연이다. 『莊子』 ‘지북유知北遊’에서 ‘장자’는 이렇게 말한다. “천지 자연은 커다란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말로 표현하지 않으며 사계절은 밝은 법칙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따지지 아니하며 만물은 이루어진 이치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말하지 않는다.” 그리고 “어렴풋하게 존재하지 않는 듯하면서도 실존하며, 느긋하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신묘하게 작용하며~” 

비 내리고 꽃 피고 지는 일이 이와 같고 계절이 오고 감 역시 이와 같은데 미미한 인간의 눈으로 그 일에 의견을 가지는 것 자체가 참 어리석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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