木蓮已去中 (목련이거중) 목련 이미 지고 있는데.
客春確然盟 (객춘확연맹) 지난봄 굳은 약속으로,
白瓣守辛朴*(백판수신박) 흰 꽃 잎 매운 껍질로 지켰네.
煖和不迎開 (난화불영개) 날씨 따뜻해지니 저절로 열리는구나
更誓來春單*(갱서래춘단) 내년 봄 올 때까지 또 맹세하네.
2020년 3월 25일 오후. 학교 뒤편에는 백 목련이 두 그루, 자 목련이 한 그루가 있다. 3월 중순이 넘어서니 꽃 잎이 만개하더니 이윽고 떨어진다. 아이들이 없는 학교는 한 없이 퀭하다. 모두 나와도 몇 명 되지 않는데, 그 작은 아이들도 학교에 올 수 없다. 4월 6일에는 꼭 개학이 되었으면 좋으련만 아이들 안전을 생각해보면 한 없이 망설여진다. 어쩌다 한 명이라도 걸리면 공부나 학사일정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제발 4월이 되면 거짓말처럼 세상이 평온해지길 빈다.
* 목련은 한자로 辛夷花(신이화)라 불린다. 그 이유는 목련 꽃망울과 나무 전체가 辛(신), 즉 매운맛이 난다. 그래서 코, 목 등의 질병에 효험이 있다. 봄 철, 꽃 피기 직전 꽃망울을 따서 잘 말려 살짝 찌고 다시 말려 차로 우리면 목련꽃 차가 되는데 매운 향이 난다.
* 사공 도 24시 품 중 ‘형용’의 이미지를 용사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