雨日沒冗念(우일몰용념) 비 오는 날 쓸데없는 생각에 빠지다.
大同與小異*(대동여소이) 크게는 같고 작게는 다르니,
雨積生少窊 (우적생소와) 비 내려 작은 웅덩이 생겼네.
連環無表裏 (연환무표리) 이어진 고리는 겉과 안이 없으니,
無聲洓朶朶 (무성색타타) 소리 없는 가랑비에 나뭇가지는 휘휘.
2020년 5월 15일 스승의 날이라고 불려지는 날 아침. 무슨 기념일을 잘 챙기자는 뜻을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이런 날을 빌어 같이 근무하고 계시는 선생님들께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자 작은 꽃다발을 준비했다. 늘 그렇지만 받는 쪽 보다는 주는 쪽이 훨씬 행복하다. 준비와 구상, 그리고 직접 전달해 드리는 느낌이야 말로 행복함과 비슷할 것이다.
그나저나 비가 온다. 『장자』 ‘천지’ 편에 惠施(혜시 또는 혜자, 명가의 대표적 인물이다. 『장자』에서 ‘장자’의 상대역으로 자주 등장한다.)의 말이 생각난다. “크게는 같으나 작게는 다르다” 비가 오면 큰 범위로는 빗물이 천지에 흩어지지만 작게는 그 물이 고여 웅덩이가 되는 것은 저마다 다르지 않는가? ‘혜시’의 慧眼이 실로 대단해 보이는 아침이다.
* 『장자』 ‘德充符(덕충부)’편에서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 “다른 것을 기준으로 보면 간과 쓸개도 그 차이가 楚나라와 越나라처럼 멀고, 같은 것을 기준으로 보면 만물이 모두 하나이다(自其異者視之 肝膽楚越也 自其同者視之 萬物皆一也).”라고 했는데, ‘다른 것을 기준으로 보면 간과 쓸개도 그 차이가 초나라와 월나라처럼 멀다.’고 한 맥락과 같은 의미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