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포크라테스 선서의 핵심은 ‘비밀을 유지’하고 ‘자신들의 의료기술을 특별한 대상에게 계승’하겠다는 것이다. 그중에서 기어코 ‘인간’이나 ‘인류애’ 그리고 ‘신성함’을 찾아내겠다고 본다면 환자의 이익을 위해 과잉치료하지 않고 환자의 희망을 뺏는 일을 하지 않겠다는 정도의 선서이다.
그런데 보통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뭔가 대단한 ‘인류애적 맹세’로 오해하고 의사라면 마땅히 이런 인류애 혹은 인간애를 가진 사람들일 것이라고 간주한다. 하지만 사람의 몸을 다루는 의사의 역할은 사실 매우 엄중하고 위대하며 동시에 신성한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 그런 정신과 의지를 내면화했는가의 문제다.
현재 서양에서는 이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기초를 둔 Osteopathic Oath(오스테오페틱 서약)을 선서를 많은 의과대학에서 사용한다. 여기에는 조금 상세하게 의사의 의무와 행동기준을 규정한 내용이 등장한다.
1954년에 정식으로 채택된 오스테오패틱 서약의 일부이다. (참고로 오스테오패틱은 接骨학이다. 骨學의 한 분야의 의사들이 하던 서약을 모든 과목의 의사들이 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전략> 나는 항상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보존하고, 의사로서의 자신감을 유지하고, 그들의 비밀을 양심적인 명예와 신의로 지키고, 직업적 의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인정받는 치료 방법만을 사용하는 친구로서 그들을 존중하는 큰 책임을 염두에 둘 것이다. 판단력과 기술과 능력을 갖춘 상태에서 항상 자연의 법칙과 회복을 위한 신체 고유의 능력을 명심하라.
나는 사회의 전반적인 복지를 돕고, 그 법과 제도를 유지하고, 나 자신이나 나의 직업에 수치심이나 불명예를 가져다 줄 그런 관행에는 절대 관여하지 않을 것이다. 비록 내게 부탁이 있다고 해도, 나는 어떤 사람에게도 치명적인 목적을 위한 약을 주지 않을 것이다.
나는 진보적인 협력의 정신으로 동료들과 함께 일하고, 절대로 말이나 행동으로 그들의 정당한 행동을 비난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후략>
의사들도 파업할 수 있다. 원인이야 무엇이든 파업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한다. 하지만 특별한 직업에 한해 법률 위임을 한다. 즉 헌법보다 하위에 있는 구체적인 법률에 그 방식과 통제를 맡기는 것이다. 의사는 의료에 관한 여러 법률이 있고 각 법률 및 시행령에서 의사의 의무와 책임 등을 규정하고 있다.
코로나라는 전무후무한 국가 의료 위기 상황에서 의사들이 국가의 약점을 파고들어 파업을 하는 것도 문제이기는 하지만 파업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의대 정원의 확대는 의사와 관계인을 제외한 전 국민이 찬성하는 제도가 아닐까 싶다. 물론 그 구체적 내용을 보면 정부의 정책에 문제는 있다. 졸속으로 추진하려는 기미도 있다. 일종의 기한의 이익을 보려는 불순함도 없지는 않다. 그렇다면 이런 부분을 논의하고 조정하면 될 일이다.
노동자의 파업은 일종의 힘의 과시다. 우리의 노동이 투여되지 않는다면 사용자 너희들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의식이 파업의 원동력이다. 하지만 의사는 아니다. 죽고 사는 문제를 다루기 때문에 그들에게 국가는 그리고 우리는 엄청난 고소득을 보장한다. 그리고 인정한다. 그런데 그 소득의 보장이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염려하여 죽음의 공포에 시달리고 고통에 시달리는 환자를 팽개친다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젊은 전공의들은 무기한 파업을 철회하지 않고 있는데 그들에게 그토록 절박한 것은 무엇일까? 대학 6년, 그 후 6년을 보내야 의사가 된다. 20세에 대학을 입학하여 거의 청춘을 받쳐야 의사가 된다. 그것으로 그들에게는 많은 것이 보장된다. 하지만 12년이 만만하지는 않다. 자신들에게 보장된 파이를 잘라 줄 만큼 여유 있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