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보리의 심리 사냥 - 두 번째 책 여자
1.‘어디로 가?’ 길을 못 찾는 여자
길을 못 찾는 건 여자의 숙명이다. 이 문제는 똑똑하고 아니 고의 문제가 아니다. 그냥 그렇다. 90%의 여자들은 길 찾기가 힘들다. 데리고 가 달라고 하는 것은 공주병 때문만은 아니다. 생전 처음 가는 장소를 어플(application) 켜고 가면 된다고 호기를 부리며 나서지만 몇 번을 되묻고도 사거리 한 가운데 멍청하게 서 있기가 일쑤다. 내비게이션(navigation) 여인의 목소리에 온통 신경을 곤두세워도 “여지없이 “150m 앞에서 유턴하세요!”로 이어진다. 어떻게 집은 찾아오는지 신기할 지경이다. 열 번을 갔던 길도 몇 달 안 가면 또 헤맨다. 마음에 들지 않아 화나 죽겠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방법이 없으니 욕먹고사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여자들에게 그나마 위안에 되어 줄 만한 연구 결과가 있다. 아이오와 주립대학의 심리학과 카밀라 벤보 교수가 백만 명의 소년 소녀들을 상대로 인간의 공간 지능을 측정하기 위해 두뇌 스캐닝을 했다. 남녀 차이는 이미 4세 무렵부터 뚜렷해지고 여자아이들은 2차원적으로 사물을 보는 데 뛰어나고 남자아이들은 3차원을 보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발견했다. 물건의 형체, 차원, 좌표, 비율, 움직임, 지리 등 3차원의 관점에서 파악되는 정보를 알아내는 공간지능 검사에서 남녀 4대 1의 비율로 남자아이들이 뛰어났다. 학급 내에서 공간 지능이 가장 뛰어난 여학생도 공간 지능이 가장 낮은 남학생을 따라가지 못했다. 남자의 두뇌에는 우뇌 앞쪽에서 공간 지능을 담당하는 특정 지능이 네 군데가 있었지만 여자의 두뇌에서는 특정 위치가 없다는 것이다. 남자아이들이 건축 화학, 건물, 통계, 축구, 농구 등 거리를 측정하는 게임들에 뛰어난 활약을 보이고 심지어 PC방에서 공간지능을 활용한 게임을 즐겨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벤보 교수팀이 영재들도 측정했는데 남자아이들이 여자아이들에 비해 13대 1의 비율로 수학을 더 잘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러한 것들이 가능하게 된 대는 테스토스테론 호르몬의 역할도 있다. 여자들의 이런 맹점을 해결해줄 멋진 지도를 만들고 있는 영국의 지도제작자 앨런 콜린슨은 지도제작에 참여하는 사람의 50%가 여자라는 것에 착안해서 3차원 지도를 만들었다. 남자들은 자신의 마음속에서 2차원 지도를 3차원 지도로 바꾸는 것이 가능하지만 여자들은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에서 착안했단다. 1998년 영국에서는 존과 애슬리 심스가 양방향 지도를 펴냈다. 북쪽을 향해 갈 때 사용하는 표준지도와 남쪽을 향해 갈 때 쓰는 거꾸로 된 지도 두 가지를 실은 것이다. 공간상의 회전을 하지 않아도 되는 이 지도는 여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었다. 그리고 BMW는 최초로 전 세계 방위 표시 체계(GPS: Global Positioning System)라는 시각 항법 장치를 자사 승용차에 부착했고 지금은 이것 없으면 운전을 못할 만큼 절대적인 장치가 되었다. 내비게이션이 길을 다 가르쳐주어 더 길을 모른다는 불평들도 하지만 그나마 이것이 있어서 이만큼 산다. 주행만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다. 주차도 매 한 가지다. 영국 여자의 평균 정확도는 22퍼센트이고 1차 시도에서 성공할 확률은 23퍼센트라는 조사가 있다. 그런데 싱가포르 여자는 평균 19퍼센트에 1차 시도에서 성공할 확률은 12퍼센트라고 한다. 한국은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까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그러니 욕하지 마시라. 오죽하면 “초보운전”딱지를 5년이 넘어도 떼지 못하고 다니겠는가!
tip. 목적지 주변 큰 건물을 일러 주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