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가요의 저작권 보호와 공정 이용을 촉구하는 문화예술계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최근 한 출판물에서 민중가수 지민주의 창작곡 '세상에 지지 말아요'를 비롯한 여러 민중가요가 창작자의 동의 없이 상업적으로 사용되고, 가사 전문까지 수록된 채 유통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심각한 우려가 제기됐다. 지민주 가수는 정식 고소 절차에 돌입했으며, 이번 사건은 “민중가요에는 저작권이 없다”는 잘못된 사회적 인식이 여전히 깊게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민중가요는 오랫동안 노동·평화·인권·민주주의의 현장에서 불리며 공동체적 실천과 연대의 역사를 형성해왔다. 시위와 집회에서 자유롭게 울려 퍼질 수 있었던 것은 창작자들이 공공적 목적을 존중하며 비영리적 사용에 대해 관용을 보여온 전통 덕분이다. 그러나 이러한 열린 태도가 상업적 이용까지 허용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번 사건은 바로 그 경계가 사회적으로 충분히 인식되지 않았음을 드러낸 사례이기도 하다.
출판·미디어·영상·공연 등 영리적 영역에서의 무단 수록, 저작자 표기 누락, 협의 없는 유통과 홍보는 명백한 저작권 침해다. 이는 창작자의 권리와 생계 기반을 위협할 뿐 아니라, 민중음악이 쌓아온 역사적 의미를 훼손함으로써 문화예술 생태계 전반의 지속 가능성을 약화시킨다.
이 같은 상황을 계기로 연서명 제안자들은 ▲현장 사용의 자유 보장 ▲상업적 이용 시 정당한 동의 절차 준수 ▲저작자 표기 의무의 철저한 이행 ▲저작권 침해 방지를 위한 사회적 인식 개선 등 원칙을 제안하고 있다. 이는 민중가요의 공공성을 유지하면서도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연서명에는 꽃다지, 노래로 물들다, 연영석, 지민주, 단풍 등 민중음악 활동가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민중가요가 공동체의 힘이자 사회적 투쟁의 역사적 기록이며, 동시에 창작자 개인의 노동과 헌신이 담긴 예술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나아가 민중가요가 더 이상 저작권의 사각지대에 머물지 않도록 연대와 실천을 이어가고, 필요하다면 저작권 보호를 위한 협의 구조와 공동 대응 체계도 구축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서명 참여는 아래 링크에서 가능하다.
https://forms.gle/dCkkPmjmu41UjLfC9
# 민중가요 저작권 보호와 공정한 이용을 촉구하는 문화예술인 연서명 성명서
1. 우리는 오랜 시간 민중가요를 창작하고 불러 온 예술가들이다.
민중가요는 수십 년 동안 노동·평화·인권·민주주의의 현장에서 세대와 세대를 잇는 힘이 되어 왔다. 많은 창작자들은 생계의 어려움 속에서도 현장의 연대와 공동체를 위해 노래를 만들어 왔다. 그러나 최근 일부 출판·미디어 시장에서 민중가요가 저작권이 없는 노래, 혹은 누구나 마음대로 가져다 써도 되는 공공재로 오해되고 있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은 민중가요 창작자들의 권리를 침해하고, 민중음악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훼손하는 결과를 낳는다.
2. 민중가요는 ‘현장에서 자유롭게 불리는 노래’이지, ‘상업적 이용까지 자유로운 노래’가 아니다. 민중가요 창작자들은 전통적으로 시위·집회·현장·연대의 자리에서는 어떠한 금전적 요구도 하지 않고 노래가 자유롭게 울려 퍼지도록 허용해 왔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공공적·비영리적 사용에 대한 열린 태도”일 뿐, 상업적 목적의 무단 이용, 저작자 표기 누락, 혹은 창작자의 동의 없는 출판·배포까지 허용한다는 뜻이 아니다. 민중가요 역시 대한민국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창작물이며, 창작자의 의사와 권리를 무시한 상업적 이용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3. 최근 발생한 사건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
최근 여러 민중가수의 작품이 저작자 동의 없이 상업 출판물에 사용되고 가사 전체가 수록되었으며 저작자 이름조차 표기되지 않은 사례가 발생했다. 이 사건은 단지 몇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민중가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왜곡과 상업적 이용에서의 저작권 경시 풍조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건이다. 우리는 이 사건을 계기로 민중가요가 “누구나 마음대로 가져다 써도 되는 노래”가 아니라는 사실, 그리고 현장 사용과 상업적 이용은 엄연히 구분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밝힌다.
4. 우리는 다음과 같은 원칙을 사회에 제안한다.
① 현장 사용의 자유 보장
민중가요는 앞으로도 집회·시위·연대 현장에서 자유롭게 불릴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민중가요가 태어난 자리이며, 우리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가치이다.
② 상업적 이용에 대한 정당한 동의 절차 준수
출판·영상·공연·광고·방송 등 영리적 이용이 이루어지는 모든 영역에서, 저작권자의 사전 동의는 필수적인 절차이다. 이를 생략한 채 가사 전문 수록, 음원·영상 활용 등을 하는 행위는 명백한 저작권 침해이다.
③ 저작자 표기 의무의 철저한 준수
민중가요는 추상적인 '공동체의 노래'가 아니라, 구체적인 이름과 얼굴을 가진 창작자들이 만든 작품이다. 저작자 표기는 최소한의 예의이자, 법이 요구하는 기본적인 의무이다.
④ 저작권 침해 방지를 위한 사회적 인식 개선
민중가요에는 저작권이 존재하며, 그 권리는 보호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출판·미디어·교육·문화·운동사회 전반에 명확히 공유하고, 이를 위한 교육과 안내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5. 우리는 민중가요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연대한다.
민중가요는 공동체의 힘이자 사회적 투쟁의 역사적 기록이며, 동시에 각 창작자들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예술이다. 우리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민중가요가 더 이상 저작권의 사각지대에 방치되지 않도록 연대와 실천을 이어갈 것이다. 필요하다면 민중가요 저작권 보호를 위한 공동 대응 체계와 협의 구조도 만들어 갈 것이다.
6. 우리의 노래는 모두의 것이지만, 창작자의 권리를 지우는 방식으로 사용될 수 없다.
민중가요는 모두에게 열려 있다. 그러나 창작자의 이름을 지우고, 동의 없이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저작권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방식으로 사용될 수는 없다. 우리는 사회가 이 원칙을 존중하고, 민중가요의 공공성과 창작자의 권리가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길을 함께 만들어 가기를 바란다.
공동연서명 제안자 : 꽃다지, 노래로 물들다, 연영석, 지민주, 단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