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늦잠을 원했던 남편을 호텔에 남겨두고
홀로 향한 커피숍에서
나는 여유롭게 아침식사를 하는
몇몇의 외국인과 현지인들에 섞여 맛과 향이 좋은 커피를 즐겼다.
선선한 아침공기는
가뜩이나 독특했던 카페 분위기와 더해져 또 하나의 인테리어로 더없이 훌륭했던것 같다.
이 공간에 있는 모든것을 기억해야겠다고 생각해
평소보다 천천히 커피를 마시고 나왔다.
미드레벨 끝까지 가보기는 처음이었다.
그쪽이 부촌이라던데..
마침 눈에 띈 부동산 앞에 붙여진 홍콩 집값을 살펴보니 무려 40억
조금만 차를 타고 이동하면 닭장처럼 낡은 건물과 허름한 가게들이 즐비한 홍콩 거리가 나온다.
이 나라 사람들의 대표적인 음식인 딤섬 두 조각을 호텔에서 먹으면 3만원을 넘게 주어야하지만 일반 식당에선 5천원이면 먹을 수 있다.
거리에는 고급 승용차들이 가장 저렴한 교통수단인 트램과 함께 어울려 섞인다.
모든것이 극과 극에 있고
어디에도 중간은 없어보였다.
나는 이것을 두고 천국과 지옥이라고 표현했지만
어느쪽이 천국이고 지옥인지는 사실 알지 못한다.
누군가를 잊기 위해 처음 와서인지
아니면 홍콩의 밤이 너무 황홀해서였는지
그도 아니면 시끄러운 횡단보도 소리가 너무도 정겨워서 그랬는지
여행이 끝나면
그렇게 깊은 애정이 가슴 깊이 파고들었다.
매번 다른 모양으로
처음처럼 쓸쓸한 마음이 아니라서 좋았다.
두번째처럼 숨어있지 않아서 좋았다.
세번째는 그어느때보다 맑고 힐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