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기업에서 중견 그리고 중소기업까지의 리얼 라이브 생존 일기
0. Prologue
대한민국 문과생 여러분, 모두들 요즘 안녕하신가요?
코로나 19로 인해 실업자가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는 기사가 연일 뉴스를 장악하고 있다.
어려워진 주머니 사정만큼이나 기업들도 이런 분위기에 맞춰 채용을 축소하는 분위기이다.
2017년 말, 26살의 나이로 첫 취업 시장에 문과생으로 뛰어든 게 어언 4년 전이다.
너무 흔해 빠져서 대한민국 남자 대졸자의 약 30%가량이나 차지할 것 같은
문과생의 전공 중 가장 흔한 전공인 경영학을 전공했고,
첫 사회 활동을 대기업 계열 오프라인 유통사(백화점)에서의 전환형 인턴 활동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
첫 시작이 대기업이라 마냥 아름다운 시절이 계속될 줄 알았지만,
그 평화는 불과 약 3개월 만에 끝나버렸다.
그리고 계속됐던 더 나은 삶/직장을 위해 고군분투했던 문과생으로써의 처절했던
약 4년간의 이야기를 글로 남겨보려 한다.
문과생 이 스펙으로 취업이 되냐고?
첫 취업을 준비하던 2017년 당시, 나의 정량적인 스펙/경험을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았다.
나이 - 26세 남자
학력 - 서울 하위권 대학 경영학과 졸업 (학점 3.47)
어학 - 토익 900 / 토익스피킹 LV7
자격증 :
1) 워드프로세서 단일 등급
2) 자동차 운전면허 2종 보통
수상이력
1) 마케팅 공모전 2회 입상 (특별상/장려)
2) 교내 토론 대회 우승
기타 활동 경험
- 오프라인 매장 운영 경력 (약 2년)
- 교내 토론 동아리 (1년)
아마 문과생으로써 발에 치일 정도로 많은 이력서에 볼 수 있는 정량적인 스펙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만큼 많은 자소서에서 까였다는 의미이고, 자소설 닷컴을 돌아보니
2017~18년 까지 약 200여 개의 회사에 입사지원을 했고,
그중 약 10%가 안 되는 회사에 서류 합격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그랬기 때문에 지금의 평범한 문과 졸업생/취준생들이 겪고 있는 고충을 누구보다 잘 느끼고,
경험한 사람이라고 자부한다.
물론 지금의 취업 난이도가 불과 4년 전이지만, 여러 사회 여건으로 인해
더욱더 헬게이트화 된 것은 사실이지만서도..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을 당신들은 아는가?
요약하자면 나는 약 4년간의 직장생활 동안 총 3개의 회사, 7개의 팀을 경험했다.
직무로써는 아래와 같은 일들을 담당했었다.
오프라인 유통사의 영업관리, 이커머스 채널의 MD, 신규사업 TF팀의 사업기획/운영 담당자,
모바일 커머스 스타트업의 광고 기획/운영 담당자까지
의도했던 부분도 있었고, 그렇지 않았던 부분도 있었다.
그런 과정에서 대기업부터 중소/스타트업까지 다양한 규모의 회사를 경험하면서,
회사 규모에서 오는 장점과 단점, 분위기, 사람, 복지제도 등
다녀보고 겪어보지 않으면 모를 만한 내용들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중견에서 스타트업으로 이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마지막에 최종 4개 회사에 최종합격을 하고, 나름 저연차의 사원임에도 불구하고
연봉협상의 과정을 거쳐 기존 회사보다 약 30% 높은 연봉으로 계약을 마칠 수 있었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은 결국 내가 다음 회사를 비교하고, 결정하는 데 좋은 참고 자료가 될 수 있었다.
내가 이 글을 쓰는 목적도 비슷하다.
가뜩이나 업무의 효율화를 강조하고, 재택근무 활성화로 인해
설자리를 잃어가는 문과생들에게
도움삼아 잡아볼 수 있는 지푸라기 정도는 온라인상에 공개적으로 있어야 하는거 아니냐 이 말이다.
이 글은 절대 특정 계열의 폄하나 비하를 담은 내용이 아니다.
철저하게 동일 계열에 종사하고 있는 직장인들에 대한 스스로의 자기연민으로부터 이글은 출발했다.
사실은 이과생이 부러워서 쓰는 글이기도하다.
왜냐, 이과생은 이런 글을 쓰지 않아도 웬만해선 나보다 잘 먹고 잘 살기 때문이다.
(가벼운 마음에 써내려가는 농담조의 글입니다. 오해는 말아주시길 :) )
2019년 12월 마지막 이직을 끝으로, 나의 구직 활동은 잠시 멈춰 있지만(계속 눈팅 중이긴 하다만)
그럼에도 나의 처절했던 경험이 조금이나마 이 시대 문과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시작하려 한다.
나의 글처럼 여러분의 미래가 거창하게 시작했지만, 끝은 미미하게 끝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이 땅의 모든 문과생들의 안녕을 위해 이 글을 바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