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우의 4차 산업혁명 & ICT 트렌드 따라잡기
비즈니스를 하는 모든 기업들은 고객을 갖고 있다. 그래서 고객들이 경쟁사로 가지 않고 자사를 선택하도록 모든 자원과 노력을 동원하여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 우리의 고객이지만 우리에게 문제나 불만을 갖게 되면 고객들은 아무런 미련도 없이 바로 경쟁사로 옮긴다. 반대로 경쟁사를 선호하던 고객도 경쟁사에게 불만이나 불만족이 있으면 즉시 우리에게 올 수도 있다. 이처럼 고객의 마음을 사로 잡는 것이 기업들의가장 큰 목표이고 최상의 도전 과제다.
고객들이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단지 구매하는 것으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게 아니다. 고객은 상품을 구매하기 전의 과정부터 구매과정, 그리고 구매 후 사용하는 과정 등 전체 과정을 경험하면서 해당기업과 상품을 평가하고 차기 구매의 결정 기준으로 삼는다.
지금까지는 기술의 발전 속도나 신상품의 출시 주기가 비교적 길었고, 고객들의 구매 경험의 주기도 비례하여 길었다. 그래서 기업의 입장에서는 고객들의 구매경험이나 느낌을 파악하고 분석하여 활용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술의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르고 새로운 상품들의 출시 기간도 짧아져 고객들의 구매 경험을 파악하고 분석할 수 있는 기간도 짧아져 이를 제대로 따라잡지 못하면 경쟁에서 질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변화되고 있다. 미래에는 이런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속도가 중요한 시대에 기업들이 고객의 경험이나 통찰력을 파악하고 신속하게 이용하기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을 개발해야 한다.
그 동안 기업들이 고객의 구매과정 상의 경험과 통찰력을 파악하는 방법으로는 온라인/오프라인 설문조사, 인터뷰, FGI(Focus Group Interview) 등이었는데, 이것은 시간과 노력이 많이 투여되었고 실시간 응답이 아니기에 오차도 발생하여 정확도와 신뢰도에서 미흡한 도구였다. 특히 속도가 중요한 미래에 이런 조사 방법으로는 고객경험과 통찰력을 따라잡고 파악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새로운 대안이 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고객이 기업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하여 구매하는 과정은 다음의 단계를 따른다. 첫 번째는 마음에 들거나 구매하려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온라인 검색을 통해 블로그나 홈페이지, SNS에 올린 구매 경험이나 사용후기와 같은 글들을 살핀다. 두 번째는 온라인 사이트나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여 유사한 상품들의 특징이나 장점들을 분석한다. 세 번째는 마음에 드는 것을 구매한다. 네 번째는 구매한 상품을 일정 기간 동안 사용한다. 다섯 번째는 사용하던 상품의 효용가치가 사라지면 폐기하거나 중고판매 등으로 처리한다. 이처럼 상품이 소비자의 눈에 띄고 구매 후 사용하고 마지막으로 폐기하기까지 순차적인 다섯 단계를 거친다.
그런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구매 과정에서 고객들의 생각이나 행태와 구매 후 폐기하기 전까지 사용하는 패턴과 경험인데, 전자에 대한 과정이나 정보는 비교적 공개되거나 확인이 가능하지만, 후자는 마치 블랙박스처럼 사용자 본인 외에 상품을 판매한 기업의 입장에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상품 사용에 대한 고객 패턴이나 경험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고객을 선정하여 설문조사나 인터뷰 등을 실행하는 게 고작이었다. 구매한 상품 사용에 대한 고객의 패턴과 경험은 상품이나 서비스의 성능이나 품질을 개선하고 발전시키는데 매우 중요하고 고객 인사이트 발굴에 결정적인 과정인데 이것을 확인할 방법은 지금까지 존재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이 다가오고 IoT 기술이 나타나면서 블랙박스처럼 숨겨졌던 고객경험 정보도 조금씩 그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IoT 기술이란 상품에 센서를 임베디드(내장화)하여 고객에게 판매하고, 그것을 구매한 고객은 상품을 사용하면서 사용자만의 패턴이나 경험에 대한 정보를 센서를 통해 감지하고 이것을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공급자의 클라우드 저장소로 전송되고, 인공지능이나 머신러닝을 이용하여 모아진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새로운 부가가치와 인사이트를 도출하여, 이것을 다시 고객에게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공급자는 고객에 대한 새롭거나 추가적인 부가가치 서비스를 통해 경쟁사와 차별화 시켜 경쟁력을 높이고 추가적인 수익으로 성장 동력을 얻게 된다. 결국 고객도 부가가치를 얻고 공급사는 수익을 얻어 양자가 함께 윈-윈 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여기서 말하는 고객부가가치는 고객 개인별 맞춤식 서비스로 고객에게 편리성, 유용한 기능, 추가된 가치, 새로운 경험 등을 제공한다.
IoT 기술은 고객경험을 실시간으로 24시간 365일 내내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수단을 제공하는데, 고객은 자신이 구매한 상품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사용하면서 나타나는패턴과 경험이나 습관에 대한 데이터를 아무런 비용 부담 없이 공급사에 전송되여 고객이 상품을 언제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사용하는지에 대한 정보와인사이트를 얻어 이를 활용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고객들은 공급사가 상품에 대한 서비스를 일관성 있게 제공하는 것보다 고객 개인 맞춤식 부가가치 서비스 제공이 더 중요하다고 여긴다. 따라서 기업들은 고객관계와 고객경험에 대한 정보와 데이터를 더욱 적극적으로 수집하고 관리해야 한다.
GE가 생산한 제트엔진에 센서들을 내장하고 IoT 기술을 통해 항공사들이 제트여객기를 운항하는 동안 실시간으로 엔진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항공사에게 최적의 엔진 운항 정보를 부가서비스로 제공하여 항공사가 비행기 연료를 절감하여 이익률을 높이는데 기여한다.
롤스로이스도 차량에 센서들을 내장화하여 빅데이터를 수집하여 운전자의 운전 습관이나 행태를 분석하여 보험사들이 운전 습관을 연계한 보험을 제공하여 보험료를 차별화 하고 있다.
GE와 롤스로이스 사례 모두 고객들의 경험에 대한 빅데이터를 IoT 기술로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 제공하여 경쟁사와 차별화 하고 추가적인 수익원으로 만들고 있다. 그래서 GE는 자신들이 제트엔진을 생산하여 판매하는 제조기업이 아니고, 고객경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 고객에게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기업이라 강조한다.
앞으로는 단순한 제조기업은 사라지고, 제조에 IoT와인공지능을 융합하여 새로운 고객 부가가치를 만드는 기업만이 생존할 것이다.
고객경험 관리 전략에 IoT를 활용하여 얻을 수 있는 이점들은 다음과 같다.
고객에 대한 부가가치 서비스 속도 향상, 서비스의 품질과 정확도의 개선,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 서비스 제공, 고객의 문제와 니즈를 예측하거나 분석하여 선제적으로 고객과 소통하고 서비스를 제공, 고객 맞춤식 개인화 서비스 제공, 경쟁사와 차별화된 부가가치 서비스 제공 등이다.
고객경험에 IoT 기술을 적용한 기업들은 NPS(NetPromoter Score, 순추천고객지수)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NPS는 공급사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하겠다는 비율에서 추천하지 않겠다는 비율을 뺀 값으로, NPS 수치가 높을수록 고객충성도가 높아 재구매, 재방문, 추천, 긍정적 피드백 등을 주는 효과가 있다.
IoT 적용기업이 NPS도 높게 나타난 배경에는 위와 같은 기업들이 고객의 경험 여정을 더욱 잘 이해하고 파악하여 고객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고객의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고 고객니즈에 더욱 잘 부합시킬 수 있어 고객충성도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성공사례로는 월풀(Whirlpool)이 2016년 CES 박람회에서 스마트 세탁기와 스마트 건조기를 소개했는데, 이것은 세탁주기를 추적하고 세탁량이 적은 경우 월풀의 스마트키친스위트 앱을 통해 사용자에게 알리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용자는앱을 통해 원격에서 세탁기와 건조기를 조정할 수 있다.
‘프로스트&설리반 2016 IoT 고객경험 전략 보고서’에 의하면 고객경험관리에 IoT를 활용하는 비율을 국가별로 분석한 결과, 아시아에서는 중국이 가장 높고 이어서 인도, 일본, 한국 순으로 나타나서 한국이 IoT 활용도에서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경험 관리에 IoT 기술을 가장 활발히 적용하는 산업분야는 은행과 금융서비스로 나타났고, 업종으로는 통신, 물류와 운송, 자동차, 전자상거래, 레저로 나타났다.
미래에는 국내기업들도 고객경험 관리에 IoT 기술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경쟁에서 밀리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