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그리스 ·로마 시대에는 창의성이란 인간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고 믿었다.
창의성이란 인간과 멀리 떨어진 미지의 세계에 서 창의적인 작업을 하는 사람에게 찾아와 도와주는 신성한 혼이라고 믿었던 것이다. 이들은 창의성을 가져다주는 이 신성한 혼을 “다이몬(Daimon) ”이라 불렀다.
소크라테스도 아주 먼 어느 곳에서 “다이몬”이 자신에게 찾아와 놀라운 지혜를 준다고 믿었다. 로마 시대에도 비슷한 생각을 했는데, 이것을 “지니어스(Genius)”라 불렀다.
즉, 우리가 천재라는 의미로 사용하는 지니어스는 원래 사람이 아니라 외부에 존재하는 특별한 능력을 소유한 신성한 혼을 가리켰다. 그래서 지니어스는 창의적인 작업을 하는 사람의 작업실 벽면 속에 숨어 있다가 마술처럼 불현듯 그 사람에게 나타나 창의적인 작업을 도와주고 결과물을 정해준다고 믿었다. 그래서 창의적인 결과물이 나온 것은 그 사람이 창의적이어서가 아니고 지니어스 덕택이며, 반대로 창의적인 결과물을 얻지 못해도 이는 그 사람 탓이 아니라 지니어스가 도와주지 않았기 때문이라 믿었다.
이처럼 창의성이 인간과 완전히 분리된 것이란 생각은 중세 르네상스 시대 전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르네상스 시대에 이르러 우주의 중심은 신에서 인간으로 바꾸었고, 창의성도 신의 영역이 아닌 인간이 가진 능력이라 믿기 시작했다. 그래서 창의적인 사람은 지니어스가 찾아와 도움을 주었다 하지 않고, 그 사람 자신이 지니어스를 가진 걸로 간주했다.
이렇게 창의성은 사람 자신으로부터 나오고 능력에 따라 달라지기에 고통과 같은 것으로 여겼다.
또한 예술가란 창의성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 번민하고 자신의 정신과 육체를 해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창의성에 대한 이런 관점은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창의성을 연구하는 수많은 학자나 대가들도 창의성을 비교적 깔끔하게 정의하긴 하지만, 창의성을 만들어 내거나 구현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기껏해야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라”
“뒤집어서 생각해라”
“상자 밖 사고를 하라”
“입체적으로 사고하라”
등이 전부였다.
이런 말들은 이해는 잘 되지만 막상 현실적으로 적용하고 실행하려면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필자는 8년간 GE에 재직하면서 퍼실리테이션 기법을 경험하고 실무에 적용해봤다.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기업의 임직원들에게 토론과 프로젝트에서 기발하고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집단 창의성을 극대화하는 방법과 기술을 가르치거나 컨설팅하고 있다.
덕분에 그곳에서 다루었던 내용을 체계적이고 누구나 적용할 수 있게 정리·연구하여 체계화하는 작업을 몇 년 전부터 시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 그 결과물을 모아 정리했다. 그동안의 작업은 그리 녹록지 않았지만, 창의성을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게끔 가시적으로 만드는 것은 행복한 도전이었다.
기존의 창의성은 특출한 어느 개인에게 적용되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최근에는 여러 사람들이 함께하는 집단 창의성이 점차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특히 기업들이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 구성원들의 창의성을 모아서 집단 창의성을 구현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고 과제가 된 지 오래다. 그래서 개인 창의성과 집단 창의성을 극대화하는 방법 모두를 망라했다.
집단 창의성은 이미 중세시대부터 활용되었으며, 이를 가장 잘 활용한 사람들이 유대인이다. 지금도 세계 경제를 지배하는 회사나 재벌들은 대부분 유대계인데, 이처럼 유대인이 세계적인 부를 거머쥐고 지배하게 된 출발은 르네상스 이후 상업과 무역이 활발해지는 시점과 비슷하다.
수천 년 전부터 유대인은 나라를 잃고 유럽 각지로 흩어져 살고 있었는데, 그들 생활의 중심은 랍비라 불리는 지혜의 스승이었다. 랍비는 유대교 경전 중 하나인 토라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교육하는 역할을 맡으며, 서로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랍비들끼리 토라 연구 결과를 공유하거나 정보의 교환을 주관했다. 이것은 지금의 글로벌 네트워킹과 같은 것으로, 랍비들은 토라에 대한 정보 교환만 한 것이 아니고 거주 지역에 대한 국가·정치·사회·경제·전쟁 등 다양한 정보들을 알리고 공유했다. 이런 공유와 협업은 미리 전쟁을 피하게 하거나 전쟁의 결과를 확인하거나 시장과 사람들의 소비 욕구나 필요성에 대한 것들과 연계되어 막대한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실크로드나 동방무역의 중심에는 항상 유대인들이 있었고, 그들은 유럽과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할 막강한 힘과 돈을 모을 수 있었다.
금과 다이아몬드로 거부가 된 오펜하이머 가문, 금융계를 지배하는 로스차일드 가문, 미국 철도계의 밴더빌트 가문, 록펠러 등 수많은 유대인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네트워킹을 통한 집단 창의성을 활용했다.
지금 세계적인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기업 중에는 유대인들이 함께 세운 것들이 많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와 스티브 발머, 구글의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 그들은 한결같이 창의적으로 아이디어를 만들어 기회를 잡았고, 상당수는 두 명 이상의 유대인들이 동업자나 파트너가 되어 성공했다.
여기서 소개하는 창의성 및 협업의 방법과 프로세스는 이미 기업과 개인들에게 적용되어 객관적인 효과가 확인되고 입증된 것이다. 따라서 독자들도 개인이나 조직 차원에서 모두 적용할 수 있다. 여러분이 책의 내용을 읽고 이해하는데 전혀 어렵지 않겠지만, 창의성과 협업을 그저 ‘이해’ 하는 수준으로는 절대 현실에서 구현되지 못한다는 걸 분명히 알아야 한다. 따라서 책에서 말하는 방법들을 직접 사용하고 적용해야 한다. 만약 이를 무시하거나 소홀히 한다면 창의와 협업은 여러분의 머릿속에서만 존재할 뿐, 현실에서는 절대로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특히 다음에 설명할 10가지 질문법과 15가지 사고법은 “크리퀘션(Crequession-Creativity by Question and Discussion, 질문과 토론을 통한 창의성)”이란 교육 프로그램으로 개발되어 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창의성 도구인 퍼실리테이션과 “TLA(Think-Link-Act)”도 창의성 교육 프로그램으로 개발되어 기업의 직원들에게 제공되고 있다. 이것은 필자 자신도 직접 생활과 비즈니스에 적용하여 놀라운 효과를 확인하고 있기에, 여러분에게 자신 있게 추천한다.
소위 ‘GAFI(Google, Apple, Facebook, Ideo)’가 업계를 선도하는 이유는 창의성과 협업을 극대화하는 자신들만의 방법과 프로세스, 그리고 도구를 개발하여 업무에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이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매우 상세하게 다루었고, 이들의 방식은 여러분도 얼마든지 적용하여 효과를 얻을 수 있다.
"1% 위대한 기업은 어떻게 일하는가"[심재우 지음, 베가북스]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