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창업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대단한 이야기는 아니다. 창업한 회사가 현재 크게 성공한 것도 아니고 인지도가 높은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어떤 놀라운 기적과 같은 이야기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내가 이 글을 쓰려고 하는 이유는
첫째, 지금까지 진행에 왔던 프로젝트를 끝마치게 되어서 그동안 겪어왔던 일들을 정리하고 싶었다.
둘째, “그냥 재미있을 것 같아서”이다. 회사가 만들어진 지 3년 가까이 되었는데, 돌아보면 참 재미있는 순간들이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이 현재 창업을 고려하고 있거나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 혹은 그렇지 않더라도 이 글을 읽는 사람의 삶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이다. 그냥 한마디로 말하면 쓰는 내가 재밌고, 읽는 분도 재밌었으면 좋겠다. 그것이면 충분하다.
창업이야기가 특별하진 않지만 그래도 흥미로운 사실들 몇 가지는 있을 것 같다. 회사의 소개를 간략히 하자면 회사의 창업 멤버는 4명으로 외국인이 2명(미국, 네덜란드)이었고 한국인 2명이었다. 그리고 작은 성공을 거두었다. 다른 것이 아니라 3년여 동안 살아남은 것이다. 이쪽 분야에서 창업 후 2~3년 넘게 살아남는 벤처기업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살아남은 것 자체가 성공이 아닐까 생각한다. 또 회사에서 만든 앱이 그 분야의 세계시장에서 출시 이후부터 2년여 가까이 줄곧 매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어떤 분은 그럼 크게 성공한 것이 아니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진심으로 그렇지는 않다. 왜냐하면, 생각보다 시장이 너무 작아서 1위라고 해봤자 겨우 개발비 정도 건지는 정도이기 때문이다. 회사를 처음 시작할 때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주력으로 하게 될지 몰랐다. 우리는 단지 몸풀기 정도로 생각했는데, 그것이 주력으로 되었다. 왜 그렇게 됐는지,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과 나누고 싶다.
나는 가능하면 그동안의 이야기들을 과장하거나 왜곡하지 않고 담담히 사실대로 써 내려갈 생각이다. 정확하고 구체적인 기술을 위해 회사 내에서 주고받았던 이메일, 블로그 포스트, 내부 SNS,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만들었던 문서들, SVN(Subversion : 오픈소스 기반 소스코드 관리 프로그램)의 로그들, 매출문서, 트위터/페이스북의 글, 개발노트, 내가 쓴 일기와 그 밖에 이용할 수 있는 모든 다른 자료들을 참조하여 지금까지의 일들을 생생하게 재구성해보겠다.
이야기는 내가 첫 회사에서 근무하던 시절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