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넘기지 못한 달력

너는 떠나도 그 시간은 아직 흐르지 못했다

by AU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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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힌 듯 걸려 있던 달력 하나가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이미 오래도록 지난 날짜, 그 장은 마치 접힌 마음처럼 굳게 붙어 있었다. 나는 그날에 너를 가둬 두었고, 아직도 넘기지 못했다. 너와 만나는 날에는 설렘이 가득 차서 어디든 남기고 싶었다. 그래서 그때부터 너와 내가 만난 모든 날을 표시했다. 마지막으로 표시해 둔 그날도 부푼 마음을 가득 안고 너를 만나러 갔다. 그날의 너는 평소와는 달랐다. 얼음을 볼에 댄 듯한 시린 감정만이 가득했다. 마음 깊은 곳에서 조용한 경고음이 울리는 것 같았고, 역시나 내 감은 적중했다. 뭐가 너를 변하게 한 건지, 뭐가 나를 이토록 비참하게 만든 건지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나는 어디로도 발이 닿지 않는 물속으로 천천히 가라앉았다. 아직도 그날로부터 나는 헤어나오지 못했고, 달력은 더 이상 너와 나의 시간을 따라오지 못하고 혼자 멈췄다. 언젠가 이 달력을 넘길 날이 오기를 바라고 또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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