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가 사라져도 향기는 머물다
시린 바람 몸속 깊이 스며들던 초겨울날
너에게만 예뻐 보일 마음으로 나를 벗고
꽃잎처럼 한 장 두 장 나를 떼며 떨고 있던
눈꽃 덮인 깊은 산속 다람쥐는 나였었지
그런 나를 꾸짖으며 작은 내 손 움켜쥐고
햇살 담은 옷이 있는 가게 안에 끌고 가서
"너는 이미 꽃보다 더 예쁘니까 얼지 말고
늘 여름의 햇빛처럼 따뜻하게 있어 주라"
네 말 한 줄 내 마음에 봄을 불러 일렁였지
하지만 넌 벚꽃처럼 예쁘게도 금방 져서
혼자 울고 남은 옷엔 그날 겨울 향기 가득
봄은 짧고 스쳐지나 겨울은 참 길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