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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colate Blossom Feb 11. 2017

어른 동화, 생각을 생각하다.

단군 이래 가장 사치품이 돼버린 '진짜 나'를 찾기 위한 생각 수업. 

하나. 생각은 생각보다 의미가 다양하다. 

그리고 생각은 한자어가 아니라는 점도 재밌다.

생각(생각) 명사

1. 사람이 머리를 써서 사물을 헤아리고 인식하고 판단하는 작용.
"∼을 짜내다"

2. 어떤 것에 대한 의견이나 느낌.
"내 ∼은 이렇습니다"

3. 머릿속으로 그리는 상상이나 상념.
"∼조차 못 했던 일"

4. 어떤 것에 대한 기억.
"∼이 안 나다"

5. 마음속으로 작정하거나 각오하는 것.
"모든 걸 잊고 공부에 전념할 ∼이다"

6. 사리를 분별하는 것.
"∼ 없이 말을 내뱉다"

7. 어떤 것에 대한 관심이나 욕구.
"이리 와서 같이 좀 들지 그래?" "금방 점심을 먹었더니 아무 ∼이 없는데."

                       

둘. 청춘, 생각이 궁해지다. 


  단군 이래 가장 혼돈의 시대를 살고 있는 대한민국 청춘들에게 무엇인가에 대해 사유해보는 것은 어쩌면 굉장한 사치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서 나에 대해서 탐구하고 사색하는 시간을 일부러 가지는 사람들을 보질 못했다. 당장 먹고 살 걱정만 하는 우리들이었다. 비단 내 주변의 이야기가 아니다. 여유라는 건 갖고 태어나야 할 만큼 무서운 시대가 도래했다. 즉 생각하는 것 자체를 포기하며 생각이 궁한 시대가 도래했는지도 모른다.  청년 실업 최대, 가계경제의 파탄, 그에 따른 사회적인 각종 문제, 기타 여러 외부적인 요인들이 우리의 건강한 삶을 방해하고 있다. 우리는 온전히 자신에 대해서 생각하고 탐구해야 하는데 여유가 없다. 그리고 그 여유는 당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포기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나보다는 남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고 본질적인 것보다 물질적인 것에 집착하게 되는 상황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신은 당신에 대해서 얼마나 이해하고 사유해보았는가. 혹시 나를 버리고 남을 위해서만 살고 있지는 있는가?
공부는 하면 할 수 록 성적이 올라가는 것처럼 걱정도 하면 할수록 늘어난다.


공부는 하면 할 수 록 성적이 올라가는 것처럼 걱정도 하면 할수록 늘어난다.
그러니 좋은 생각을 조금 더 해보자. 


  그래서 우리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 아니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생각 수업>의 공동저자 박웅현 광고 크리에이터는 책에서 "궁금해하고 생각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서 논해왔으며 고미숙 작가는 "자기 주도적 삶"에 대해서 논했다. 저명한 연사들이 생각하는 것에 대해 집중하고 탐구하는 이유는 하나다. 당신의 생각이 당신의 삶을 지배하고 리드하기 때문이다. 즉 생각이 어느새 능력이 된 시대에 우리는 그러한 힘을 길러야 함을 일컫는다. 다시 말해 우리는 의도적으로 머리를 써서 사물을 헤아리도 인식함과 동시에 어떤 것에 대한 의견과 느낌을 마음껏 표출할 수 있어야 한다. 그에 따른 작정과 각오도 물론 해야 할 것이며 사리 분별을 통해 정확한 판단을 할 줄 알아야 한다. 더불어 당신의 생각을 한없이 뿜어내고 내뱉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생각은 더없이 궁해지며, 당신 또한 궁한 삶을 살지도 모른다.



독자는 많지만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다. 
- 헤리엇 마티노


#1. 잡생각


  책을 사고 난 뒤 모처럼 나는 이 생각하는 시간을 즐기게 되었다. 오롯이 나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어서 기뻤다. 나는 새 책 자체를 좋아해 사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었는데 오늘은 그 이후의 즐거움이 있다. 


  나는 이 책의 제목부터 생각하게 되었다. 작가는 왜 하필 <어른 동화>라는 이름으로 지었을까. 시중에는 <어른 들을 위한 동화>라는 책도 있고, <어른 들의 동화>도 있다. 실제로 현대에는 제목이 어른이 들어가지 않아도 어른들을 위한 콘텐츠들은 즐비하게 늘어지고 있는데 과연 경쟁력이 있을까?라는 잡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른들이 다시 어릴 적 읽었던 동화를 다시 읽는 경우도 적지 않다). 


#2. <어른동화>는?

  소설도, 수필도, 시도 아닌 그저 작가의 머릿속에 맴도는 생각들을 순서 상관없이 배열해놓은 글들의 연속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책은 책이지만 책이 아닌 것 같았다. 변덕스러운 도깨비 마음처럼 글감들이 변화무쌍했다. 어떤 것은 숨도 안 쉬고 읽힐 법한 글의 양으로 덮은 부분도 있지만 꽤나 많은 양의 글도 있긴 하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울림이 있었다. 작가는 겸손하게도 책을 구성한 글들을 완전한 사실도 완전한 거짓도 아닌 그냥 '생각'이라고 언급하지만 우리 주변에서 늘 일어나고 있을 법 직한 그럴싸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또는 일어났으면 하는 일들이라던지). 마치 동화 같은 내용이랄까. 그래서 제목이 <어른 동화> 일까? 


#3. 표지판, 사유.

사유 : 나는 무엇을 위해 숨 쉬고 있는가.

  이 책은 우리가 읽던 그냥 동화책처럼 얼른 다음 책장을 넘기고 싶지 않다. 오히려 다음 책장을 쉽게 넘기지 못한다. 법 앞엔 누구나 평등한 것처럼 글이 짧던 길던 여기에서는 사유라는 마침표에서 큰 한숨을 쉬어야 한다. 사유할 수 있는 힘이 부족한 우리들에게 꼭 필요한 영양소를 챙겨 먹으라는 듯이 글감 끝에는 사유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의 묘미가 여기서 등장한다. 독자로 하여금 자유로운 사유를 하게끔 지도한다.  더해서 읽는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여러 가지 결론을 도출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생각이 모이면 어떤 에너지를 뿜을지 감히 기대하기도 어렵다. 


  예컨대 [#1 맥주 한 모금]의 글에서는 끼니도 제대로 못 챙기는 한 배송기사의 절절함을 담은 글에서 맥주 한 모금이 많은 것을 사유하게끔 한다. 더불어 글이 끝나면 [나는 무엇을 위해 숨 쉬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어떤 사람은  '먹기 위해 사는가, 살기 위해 먹는가.' 같은 질문이 떠오르며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또한 이 글을 읽는 사람이 배송기사라는 직업을 가졌다면 한없이 공감하면서 삶에 대한 기준을 다시 잡을지도 모른다.  


책 뒤편에 있는 작가의 책 소개



셋. 청춘, 가슴에 손을 얹다.


당신은 '진짜 나'를 위해 살고 있는가. 

당신은 도대체 어떤 사람이었는가.

혹시 웃고 싶지 않을 때에도 사회적인 역할로 인해  가식적 웃음을 웃진 않았는가.  

그저 남의 감정을 쓰레기통처럼 받아준 감정 청소부는 아니었는가.

당신은 도대체 어디에 있어야 하는 사람인가?


  당신이 지금 쉽게 대답을 하지 못해도 괜찮다. 마음적인 여유가 필요하다. 그 여유에서 사유는 시작된다. 스스로를  되돌아 보고 나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면 몇 년이 걸려도 좋으니 너무 신경 쓰지 말자. 古 신해철 씨는 "인생은 그저 보너스 게임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이미 태어난 것만으로도 대단한 당신이지 않는가. 몇 억분의 1의 경쟁을 뚫고 태어난 당신이 아니었는가.

  좋은 생각을 통해 표현하고 말한다면 당신은 지금보다 몇 만 배는 더 행복하고 건강할 수 있다. 우리 함께 생각하고 쓰고 말해보자. 겁내지 말고 꺼내보자. 무엇이든 괜찮다. 곧 봄이 오니깐 더욱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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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동화

심규진

2017.01.19

출판사 : 부크크

당신을 위한 네 가지 '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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