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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효 Oct 27. 2015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꼭꼭 숨어라


비가 오는 날

비를 피하느라

우산 안으로

얼굴을 숨긴다


지하철에서

게임을 하느라

스마트폰 뒤로

얼굴을 숨긴다


천둥 치는 밤

무서움을 이겨내느라

곰인형 품으로

얼굴을 숨긴다


결혼식에서

새어나오는 눈물을 참느라

부케 속으로

얼굴을 숨긴다


지금 이 순간

새로운 글을 쓰느라

노트북 화면으로

얼굴을 숨긴다


무얼 하느라

우리는 오늘도


꼭꼭 숨어라




2014년 비 내리던 어느 여름날,
우산을 쓴 사람들을 보며 그려간 그림
2015년 비 내리는 가을 밤,
그려놓은 그림을 보며 써내려간 글
Illustrated by Kim So Hyun


#꼭꼭숨어라 #내_멋대로_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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