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교육이 시급하다
<냉장고엄마(fridge mom)> 용어가 있다. 미국에서 만든 말이다. 정확히는 20세기 미국 자폐장애인을 만나는 의사, 상담사, 테라피스트들이 공유하는 용어였다.
엄마가 냉장고처럼 냉정하기 때문에 자식이 자폐장애인이 된다는 인식이다.
똑같은 건 아니지만 오은영 스타일 솔루션은 냉장고엄마 시각이 깔려있다.
현재 한국에서 심리상담사들은 은근히 냉장고엄마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나는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냉장고아빠>는 생각할 점이 있다. (내가 지은 말이다)
냉장고엄마 용어 때문에 대유적으로 냉장고아빠라고 말한 것이지, 냉정한/비정한/차가운/매몰찬 아빠란 뜻으로 말하는 게 아니다.
아빠의 자식에 대한 입장은 엄마와 같을 수 없다. 아빠는 DNA만 물려줬을 뿐, 가족구성원으로서 어른 역할은 다분히 문화적이다. 자신의 세포를 자신의 몸 안에서 키워서 온전한 사람으로 세상에 내놓는 엄마와 아빠의 생물학적 친근감이 같을 수 없다.
아빠는(한국의 아빠들은) 자신과 자식이 연결됐다는 의식이 없다. 아빠라서 없는 게 아니고, 근대적 경제활동을 사실상 강제로 수행하면서 <인간사회가 개인의 집합체>라고 철저히 믿기 때문이다.
아빠들은 그 누구도 나 말고 모두 생물학적으로 타인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자식도 궁극적으로 남(타인)이다. 엄마는 본능적으로 자식과 연결된다. 엄마도 점점 여성 아빠로 급격하게 변하고 있지만….
다른 표현으로 말하자면,
자식의 삶의 배경에 아빠인 자신이 강력하게 연결돼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아빠-자식(특히 아들) 연결끈은 한 집에 살지 않아도 언제나 작동한다. 마치 마법처럼 보이는 양자얽힘(quantum entanglement)과 비슷하다. (양자얽힘 설명 생략; 검색하면 다 나옵니다) 놀라운 점은 아빠가 사망한 경우도 작동된다. 하물며 늦은 밤 술자리에서도 집에 있는 자식과 연결되는 건 당연하다.
또다른 표현으로 말하자면,
아빠들은 아들의 눈으로 자기자신을 바라보지 못한다. 나의 시선이 있고, 아들의 시선이 있을 뿐, 둘이 연결된다는 걸 전혀 모른다.
일부의 아빠들은 본능적으로 연결끈을 알고 있다.
나는 아들과 자신의 연결끈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아빠를 냉장고아빠라고 부르고 싶다.
냉장고아빠는 자식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다정한 아빠, 친절한 아빠, 부자 아빠, 놀아주는 아빠, 일찍 귀가하는 아빠라도 냉장고아빠가 될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21세기 한국의 아빠들은 공부가 필요하다. 태도가 아닌 인식의 문제이고, 인식의 문제는 세계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공부를 어떻게 할 수 있냐구요? 그런 질문은 하는 당신은 이미 공부를 시작한 겁니다. 계속 정진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