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일보 [금요광장] 칼럼 > 스마트기술로 준비하는 ‘위드코로나’ 시대
최근 한 연구기관에서 삶의 가장 중요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대상 17개국 중 대부분의 국가에서 건강이 Top 5 요인에 포함되었다. 스페인의 경우 응답자의 48%가 건강을 최고의 가치로 꼽은 데 반해 대만은 6%에 그치는 등 국가별 차이는 있었으나, 인류에게 있어서 건강이 보편적이고 중요한 삶의 가치 요인인 것만은 분명하다.
헬스케어는 스마트시티의 설계 과정에도 가장 중요한 분야의 하나다.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의 잠재력을 확인한 미래 예측 컨설팅 기관들은 인공지능, IoT, 빅데이터, 가상현실 등 첨단 ICT 기술이 가져올 헬스케어의 미래상을 앞다투어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전문가 패널을 구성하여 향후 헬스케어 분야에서 어떤 기술과 혁신을 보게 될지를 단기(향후 5년)와 장기(25년 이후)로 구분한 예측 결과를 발표했다. 향후 5년 이내에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본 단기적 변화에는 휴대가 가능한 전문가용 진단 및 치료 기기, 일반 소비자용 건강 센서, IoT 기반의 헬스케어 디바이스와 서비스, 3D프린팅, 가상현실, 로봇, AI를 활용한 진단 및 치료 의사결정 지원 등이 포함되었다. 장기적으로는 원격의료, 정밀 의료, 나노기술 기반의 초소형 체내 의료기기와 함께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병원 시스템이 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술의 나열만으로는 잘 와닿지 않는다. 스마트 시대, 미래의 헬스케어 환경에서 의료진과 환자, 보호자의 경험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라질지, 김미래씨의 이야기를 통해 알아보자.
출근을 준비하던 김미래씨(30대, 미래시 거주)에게 위험 상황 알림이 도착한다. 차로 한 시간 거리의 고향에서 혼자 지내시는 어머니를 위해 비치해둔 ‘스마트 홈케어 로봇’이 보낸 메시지다. 어머니가 욕실에서 쓰러져 119를 호출해 미래종합병원으로 이동 중이라는 내용이다. 미래종합병원이 도입한 ‘AI 응급 이송 시스템’은 응급차 이동 중에도 환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원격 모니터링하는 동시에, 의료진과 보호자가 참여하는 다자간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가동하여, 환자가 쓰러진 경위, 위치, 주변 환경, 병력 등의 정보를 종합하여 AI 기반의 분석을 수행한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의료진은 척추 골절이 의심되는 것으로 진단하고, 병원 도착 즉시 검사 가능하도록 보호자 동의, 접수, 수납까지 원격으로 처리한다. 응급실 입구에는 병원 내 이동 수단인 ‘로봇 침대’가 대기중이다. 로봇 침대는 환자 상태에 맞게 변신할 뿐 아니라, 바이탈, 감염여부 등 기본적인 검사는 휴대형 IoT 진단 장비를 이용해 공간 이동 없이 침대에서 모두 이루어지고, 더 정밀한 검사가 필요할 경우, 자율주행을 통해 지정된 영상진단검사실까지 안전하게 이동한다. 곧이어 병원으로 달려온 김미래씨. 이동 중에 이미 부상이 위험부위를 피했다는 검사결과와 함께 앞으로의 치료 과정에 대해 전담 ‘의료 AI 챗봇’의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어 걱정과 불안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었다. 어머니 체형에 맞게 3D프린터로 즉시 제작된 보조기와 개인화된 정밀 물리치료 계획 덕분에 빠른 회복과 재활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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