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elon Apr 14. 2020

Eminem의 극찬을 받은, Jessie  Reyez

장르 인사이드 #힙합

수많은 신인이 뜨고 지는 요즘이지만, 그중에서도 출중한 재능 때문에 팝스타로 거듭난 인물이 존재한다. Jessie Reyez가 그렇다. 그는 데뷔 EP [Kiddo]에서 Amy Winehouse를 연상하게 만드는 페이소스 짙고도 거친 보컬을 구사했고, 장르를 아우른 프로덕션에 휩쓸리지 않고 본인의 개성을 온전히 발산했다. 또한, 음악 업계에 시달리는 여성 뮤지션의 고충을 가사로 풀어내 많은 이들의 공감까지 얻는 데 성공했다.


첫 EP로 자신의 재능을 입증한 그는 캐나다의 음악 시상식인 Juno Awards에서 상을 받는 건 물론, Eminem, Sam Smith와 같은 대형 팝스타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한창 꽃길을 걸었다. 이런 Jessie Reyez가 오랜 기다림 끝에 첫 정규 앨범 [BEFORE LOVE CAME TO KILL US]를 발표했다. 앨범은 빌보드 앨범 차트 상위권에 드는 건 물론, 전 세계의 음원 스트리밍 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그렇다면 이번 정규 앨범의 감상 포인트에는 무엇이 있을지 작품의 주요 트랙들을 통해 살펴보도록 하자.


글ㅣ힙합엘이


COFFIN

이번 정규 앨범의 메인 컨셉인 죽음을 관이라는 소재를 통해 풀어낸 트랙이다. 곡은 장르로 따지자면 단순하고도 빈티지한 기타 연주와 함께 의미 없는 소리를 나긋이 부르는 코러스가 담겨 있어 두왑으로 분류할 수 있다. Jessie Reyez는 연인과 다툰 뒤 본인에게 찾아온 절망감을 지붕에서 뛰어내리고 싶을 정도란 극단적인 내용의 가사로 표출한다. 


트랙의 피처링에는 'Nice Guy'와 'Good Guy'를 통해 Jessie Reyez와 호흡을 맞춘 EMINEM이 참여했다. EMINEM은 인터뷰에서 Jessie Reyez를 본인만의 음악을 하고 자기 자신의 목소리를 낼 줄 아는 아티스트라 극찬을 한 바 있다. EMINEM은 'Good Guy'를 비롯해 'Love The Way You Lie' 등 자신의 러브송(?)을 가사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며 Jessie Reyez의 이야기에 힘을 보탠다.


Jessie Reyez - COFFIN (Feat. Eminem)

Jessie Reyez - ANKLES



DO YOU LOVE HER

Jessie Reyez의 매력을 짚어보라면 우선 자신의 정서를 그대로 드러낸 가사에서 찾을 수 있다. 첫 정규 앨범의 오프닝을 여는 곡 'DO YOU LOVE HER'가 그렇다. Jessie Reyez는 첫 벌스부터 남자 친구에게 복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연인의 친구와 관계를 맺는 거란 파격적인 가사를 선보이며, 청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안긴다. 또한, 그는 Martin Scorsese의 영화 "좋은 친구들"의 캐릭터에 대입해 본인을 괴물이라 칭하며 적극적으로 상대방에게 사랑을 갈구한다. 


곡은 피아노 연주로 시작하다가 중반부에 트랩 비트가 도입되며, 리듬 파트가 빠질 때는 현악기 연주가 흘러나오는 식으로 그의 이야기에 극적 효과를 부여한다. 이처럼 그는 자신의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을 날 것의 보컬과 가사로 표출해 사람들의 공감을 사게 만든다. 


Jessie Reyez - DO YOU LOVE HER

Jessie Reyez - DEAF (who are you)



IMPORTED

Jessie Reyez는 사실 소리 없는 음원 강자라 할 수 있을 만큼, SNS에서 입소문을 얻으며 많은 앨범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아티스트다. 이미 골드(50만 장 판매)를 기록한 'IMPORTED'가 좋은 예시다. 트랙에는 [FREE 6LACK]으로 슬리퍼 히트를 기록한 애틀랜타의 아티스트 6LACK이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6LACK은 랩과 보컬을 오가며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과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두 음악가는 트랙에서 남녀의 입장에서 연인에게 바라는 서로 다른 기대를 이중적인 의미를 지닌 단어들로 풀어낸다. 이는 Jessie Reyez의 또 다른 매력 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데, 그는 단순한 이미지를 지닌 단어 사용을 지양하고 해석하고 곱씹게 하는 가사를 구사한다. 이처럼 곡은 두 뮤지션의 음악적 행보와 가사가 묘한 조화를 이뤄 재미있는 감상 지점을 선사한다.


Jessie Reyez, 6lack - IMPORTED

Jessie Reyez - INTRUDERS



LA MEMORIA

Jessie Reyez는 콜롬비아계란 인종적 정체성을 본인의 음악에서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편이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콜롬비아란 단어를 들어도 자신의 영혼이 솟구치는 느낌을 받으며, 본인의 얼굴과 피에도 라틴의 피가 흐르고 있음을 이야기한 바 있다. 이 때문인지 그는 사회 문제에도 자신의 의견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편이다.

 

대표적으로 2019년 발표한 싱글 'FAR AWAY'에서는 장거리 연애로 인해 떨어져 지내야만 하는 연인의 모습을 트럼프 정부의 이민정책에 빗대기도 했다. 이번 앨범에서도 그는 여러 곡에서 스페인어와 영어를 오가며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특히 'LA MEMORIA'는 가사 전반이 스페인어로 이루어진 발라드 트랙인지라, 여러 언어를 구사하는 Jessie Reyez의 매력을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거다.


Jessie Reyez - LA MEMORIA

Jessie Reyez - SAME SIDE



KILL US

Jessie Reyez는 청자에게 확연한 인상을 남기는 방법을 알고 있는 음악가다. 그는 옥타브를 갑자기 올리거나, 가사를 웅얼거리는 등 변화무쌍한 보컬 진행을 선보인다. 덕분에 앨범은 다양한 장르 음악이 담겨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만하지 않게 들리며, 오로지 Jessie Reyez의 이야기에 집중하게 만든다. 'KILL US' 역시 마찬가지다. 빈티지 풍의 사운드와 함께 극적인 구성을 띄고 있는 곡인 만큼 Jessie Reyez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일 수 있을 거다. 


여담이지만 'KILL US'의 원제는 'You Could Die Tomorrow'이며, 이는 처음 생각했던 앨범의 타이틀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Jessie Reyez는 앨범 타이틀이 단순히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치는 게 싫어 현재의 앨범 타이틀로 바꿨다고 한다.


Jessie Reyez - KILL US

Jessie Reyez - ROOF



I DO

'I DO'는 리듬 파트와 기타를 비롯한 여러 악기가 곡의 기승전결을 그려 나감은 물론, 가스펠 합창단의 목소리가 마음의 잔향을 남기는 트랙이다. 후반부에는 캐나다 시인인 Tania Peralta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Jessie Reyez는 이번 앨범에서 여성들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 팬이었던 그를 수소문해 이번 앨범에 참여시켰다고 한다. 이를 위해 그는 400개가 넘는 시 중에서 몇 개의 시를 골라 구절을 따왔다. 


더불어 자신과 같은 라틴의 피가 흐르고 있는 Tania Peralta의 인종적 정체성을 드러내고자 영어로 시를 읽은 부분을 다시 스페인어로 읽게 했고, 두 가지 정체성이 한 사람에 공존한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목소리에 에코 효과를 줬다고 한다.


Jessie Reyez - I DO

Jessie Reyez - DOPE



FIGURES

'FIGURES'는 Jessie Reyez의 대표곡이라 할 수 있을 만큼, 그의 이름을 세상에 널리 알린 곡이다. 이 노래는 Jessie Reyez가 이성과 이별을 한 직후 가장 힘들었을 때 만든 노래라고 하며, 실제로 녹음 과정 중에서도 수도꼭지를 열 듯 계속 울면서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사실 곡은 이전 EP [Kiddo]의 중반부에도 수록되어 있었는데, 이번 앨범에서는 마지막에 배치되어 있다. 이는 가장 사랑을 많이 받은 트랙인 만큼 팬들을 위한 서비스라고도 볼 수 있지만, 그의 인터뷰로 미뤄 보았을 때 과거의 관계에서 받은 상처와 트라우마를 완전히 극복했음을 보여주는 장치로도 해석할 수 있을 거 같다.


Jessie Reyez - FIGURES

Jessie Reyez - LOVE IN THE DARK




매거진의 이전글 2020년 4월의 재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