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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on Jun 22. 2020

시대를 반영하는 음악: 2020 프로테스트 앤섬

장르 인사이드 #POP

최근 미국을 뒤흔들고 있는 화두라면 단연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입니다. 여느 대중예술이 그렇듯, 음악 역시 시대를 반영하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노래들이 다수 쏟아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어떤 곡들이 나왔고, 또 어떤 곡들이 저항의 송가(Protest Anthem)로 회자되고 있을까요? 여기서는 최근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대한 분노를 담은 곡들을 모아봅니다.


Lil Baby 'The Bigger Picture'

이 리스트에서 최근 가장 주목 받고 있는 곡은 Lil Baby의 'The Bigger Picture'입니다. Lil Baby는 시위에 직접 참여해 시위대를 리드하고, 그 현장을 담은 영상을 뮤직비디오로 공개했습니다. 커버 이미지 역시 그 스스로 자전거를 타고 시위대를 이끄는 현장에서의 사진이지요.


현장감 있는 영상과 이미지도 멋지지만, 가사의 명확한 메시지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단지 분노하는 것을 넘어, 왜 변화가 필요한지에 대해 사색하고 역설하는 타이트한 랩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The Bigger Picture'의 핵심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건 흑백갈등보다도 큰 거야 / 모든 생활 방식에 관한 문제인걸 / 하룻밤 만에 바꿀 수는 없겠지 / 하지만 어딘가에서는 시작해야 해 /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아 (It's bigger than black and white / It's a problem with the whole way of life / It can't change overnight / But we gotta start somewhere / Might as well gon' 'head start here)"

 

Lil Baby - The Bigger Picture


YG 'FTP'

예상할 수 있듯, FTP는 'Fuck The Police'의 약자입니다. 공권력에 대한 그의 분노를 담아낸 제목이기도 하겠지만, 1998년 N.W.A.가 발표한 프로테스트 송의 송가 'Fuck tha Police'에 대한 오마쥬이기도 할 겁니다. 이 곡은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계속해서 재조명을 받고 있는 곡입니다.


앞에서 Lil Baby가 사색적이고 의지적인 가사를 담았다면, YG는 진짜 갱 출신인 그답게 보다 직접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데요. 제목처럼 F워드가 상당히 많습니다. 직관적이고 솔직한 감정을 담은 가사이기 때문에, 과격파에게는 YG의 'FTP'가 꽤나 매력적으로 들리지 않을까 싶네요.


YG - FTP


Trey Songz '2020 Riots: How Many Times'

달달한 슬로우잼 트랙들로 기억되는 Trey Songz이기 때문에 사회적인 분노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조금 어색하게 다가올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는 R&B 싱어답게, 가스펠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로 했습니다. The Beatles의 'Let It Be'에서 영감을 받은 듯한 피아노 연주 위에서 박수 소리를 비트로 다수의 코러스 보컬과 함께 곡을 완성했는데요. 사회고발적인 메시지와 방법 덕분에 Marvin Gaye의 'What's Going On'이 연상되는 지점이 있습니다.

언급된 김에 말씀 드리자면, Marvin Gaye가 1971년 발표한 'What's Going On'은 본래 월남전의 비극을 담은 노래입니다. 하지만 "흑인 영가"라는 방법적인 측면, 그리고 "Brother"에게 호소하며 동류의식을 다지고, 문제제기를 한다는 측면에서는 최근의 화두인 "인종주의 반대"의 목소리로 해석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화자의 의도도 중요하지만, 청자의 해석 또한 중요한 법이니까요. 

 

Trey Songz - 2020 Riots: How Many Times


Alicia Keys 'Perfect Way To Die'

지금까지의 곡들이 직접적으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과 연관이 있다면, 최근 공개된 이 노래는 현재의 사건이 아닌 과거의 사건을 재조명합니다. 2014년 미주리주에서 경찰에 의해 살해된 마이크 브라운, 그리고 2015년 경미한 교통법규 위반 후 옥중 교수형에 처해진 산드라 블랜드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미국 사회에 뿌리깊은 인종주의가 시간이 지나도 바뀌지 않았다는 것을 알리려는 의도로 보이네요.


Alicia Keys는 관찰자의 시점에서 죽어가는 아들과 어머니의 대화를 풀어갑니다. 약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Underdog'과 일상의 영웅을 노래한 'Good Job', 그리고 이번의 'Perfect Way To Die'까지, Alicia는 그의 커리어에서 사회적 시선을 계속해서 반영하고 있습니다.


Alicia Keys - Perfect Way To Die


Beyonce 'Black Parade'

Beyonce는 'Black Parade'로 흑인으로서의 자부심, 곧 "블랙 프라이드"를 노래합니다. 최근 사건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지만, 곡이 나온 시기와 메시지를 생각하면 최근의 사건이 기폭제가 되어 만들어진 곡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요. 


그는 과거에는 여성으로서의 이야기를 자주 풀어왔지만, [Lemonade]를 기점으로는 흑인차별 문제에 관해 더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는 스탠스를 취해오고 있습니다. The Carters즈음부터 선보였던, 힐끗힐끗 들리는 Beyonce의 멜로디 랩도 당시 앨범을 듣지 않은 분들에게는 신선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메시지도 메시지이지만, 이제는 노래에 랩까지 다 잘하게 되어버린 Beyonce에 대한 경탄이 나오는 싱글이라는 점도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Beyonce - Black Par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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