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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on Aug 24. 2020

'여성 컬래버레이션' 1위의 역사

장르 인사이드 #POP

Cardi B와 Megan Thee Stallion의 'WAP'이 빌보드 싱글차트 1위를 기록하며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것도 무려 역대 최대 규모의 발매 첫 주 스트리밍이라는 대기록과 함께 말입니다.


차트를 봤을 때 흥미로운 점은, 'WAP'이 올해 네 번째 여성 컬래버 트랙 1위곡이라는 점이며, 올해 이전까지 1위에 올랐던 가장 최근의 여성 컬래버 트랙이 무려 2014년의 Iggy Azalea 'Fancy (Feat. Charli XCX)'였다는 것입니다. 무려 6년 만에 나온 여성 컬래버 1위인데, 이것이 2020년에만 네 번이나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흥미로운 지점이죠. 여성 아티스트간의 컬래버레이션은 2020년 팝계의 대세로 자리잡은 포메이션입니다.


역대 빌보드 차트에서 1위까지 올랐던 여성 컬래버 트랙들은 어떤 곡들이 있었을까요? 딱 아홉 곡 밖에는 없는데요. 그 중 절반 가량인 네 곡이 2020년에 나왔습니다. 


Cardi B 'WAP (feat. Megan Thee Stallion)' (2020년 1위)

2020년 8월 22일자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한 곡입니다. 성애 묘사가 메인이기 때문에 그 수위에 대한 논란도 상당한데요. 오히려 그로 인해 곡이 유명해지는 노이즈마케팅 효과도 적지 않게 보고 있는 곡이기도 합니다. 미국의 개방적인 문화 안에서도 'WAP'의 수위는 논란이 일 정도로 상당합니다.


Cardi B와 Megan Thee Stallion, 두 여성 래퍼를 규정하는 캐릭터 속성은 개ㅆ마이웨이(…), 그리고 육체파 & 센언니 캐릭터로 적지 않은 공통분모가 있습니다. 비슷한 이미지를 공유하는 둘이지만, 리드미컬한 플로우와 특이한 발음이 특징적인 Cardi B의 랩과 스트레이트하게 귀에 꽂히는 Megan Thee Stallion의 랩 스타일이 굉장히 다르기 때문에, 비슷한 가운데 다르다는 인상을 준다는 것이 곡의 특별한 매력 포인트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Cardi B 'WAP (feat. Megan Thee Stallion)'


Lady Gaga, Ariana Grande 'Rain on Me' (2020년 1위)

2020년 6월 6일자 차트 1위곡입니다. 'Rain on Me'는 Lady GaGa와 Ariana Grande라는 팝계 최정상 둘의 만남으로도 화제였으며, "트라우마의 극복"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담긴 뮤직비디오 역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 곡은 빌보드에서 집계 첫 주 1위에 오르며 "역대 여성아티스트들의 첫 컬래버 핫샷 데뷔 1위곡"라는 타이틀을 더해주었는데요. 미국의 빌보드뿐만 아니라 영국의 오피셜 차트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GaGa에게 "최근 3개의 10년 단위(Decade)에서 오피셜차트 1위를 차지한 유일한 여성 아티스트"라는 타이틀 또한 더해주었습니다.


Lady Gaga, Ariana Grande 'Rain on Me'


Megan Thee Stallion 'Savage Remix (feat. Beyoncé)' (2020년 1위)

2020년 5월 30일자 차트 1위곡입니다. 틱톡에서의 유행이 차트 상승의 기폭제가 되어준 케이스의 곡으로, 상승세를 탄 후 곧바로 Beyonce의 피처링을 포함한 리믹스 버전을 공개하며 1위까지 올랐지요.


Megan Thee Stallion 역시 단독으로도 상승세를 타고 있었지만, 역시 Beyonce라는 든든한 지원군을 파트너로 맞이하며 보다 수월하게 1위까지 올라올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Megan의 경우 올해 기록한 두 곡의 넘버원이 모두 컬래버 트랙이네요. 앞으로 팝계에서 피처링 치트키로 많은 활약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Megan Thee Stallion 'Savage Remix (feat. Beyoncé)'


Doja Cat 'Say So (feat. Nicki Minaj)' (2020년 1위)

2020년 5월 16일자 차트 1위곡입니다. 특이한 정신세계(?)를 보여준 'MOOO!'의 뮤직비디오가 밈(meme)화되며 인터넷 세상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Doja Cat은 2020년 'Say So'를 1위로 올리며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 래퍼 Nicki Minaj의 피처링 지원사격, 그리고 1위를 하면 가슴을 보여주겠다는(…) 페이크 공약으로 이슈를 낳으며 1위까지 올랐는데요. 공약을 불이행했다며(…) 지탄을 받기도 했지만, 싱어와 래퍼를 자유롭게 오가는 실력 하나만큼은 확실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그는 1위 달성 후 인종차별 발언 논란이 터지고,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그저 감기일 뿐"이라 언급하고 이후 확진을 받는 등 각종 기행들을 보이며 또 한 번 논란의 중심에 서야 했습니다.


Doja Cat 'Say So (feat. Nicki Minaj)'


Iggy Azalea 'Fancy (Feat. Charli XCX)' (2014년 1위)

2014년 6월 7일자 차트 1위곡입니다. 이 위까지는 모두 2020년의 사례들이었고, 그 바로 전의 기록이 2014년으로 훅 건너뛰는 것이죠. 여성X여성 포메이션이 전에 유행하던 것이 아니며, 2020년대에 새롭게 유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Fancy'는 호주 출신의 래퍼 Iggy Azalea의 이름을 세계적으로 알린 곡이기도 하지만, 지금까지도 대중적으로 많이 애청되는 Ariana Grande의 'Problem' 1위행을 막은 것으로도 유명한 곡입니다. 'Fancy'가 7주 동안 1위 자리에서 버틴 탓에, 'Problem'은 결국 2위에 머물러야 했죠. 'Problem'의 피처링에도 Iggy Azalea가 참여하긴 했지만, Ariana Grande의 팬들에게는 그리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곡이 아닐지도 모르겠네요.


Iggy Azalea 'Fancy (Feat. Charli XCX)'


Rihanna 'S&M Remix (Single Version) (Feat. Britney Spears)' (2011년 1위)

2011년 4월 30일자 차트 1위곡입니다. 본래 이 곡은 2010년 Rihanna의 앨범인 [Loud]의 수록곡으로, 앨범에서 세 번째로 싱글커트된 곡입니다. 당시는 Katy Perry와 Kanye West의 'E.T.'가 차트를 휩쓸던 중이었는데요. Britney Spears와의 컬래버를 통해 새로운 리믹스버전을 공개하며 가까스로 1위에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수위 역시 지금 봐도 대단했기 때문에 Rihanna 에게는 모험과도 같은 싱글이었죠.


제목인 'S&M'은 바로 그 성적 용어인 SM에서 유래한 것이 맞습니다. 덕분에 당시 선정성 논란도 상당했습니다. 2020년에는 Cardi B와 Megan Thee Stallion 이 'WAP'으로 선정성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지만, 그보다 앞서 2011년에 이미 'S&M'이 있었습니다.

 

Rihanna 'S&M Remix (Single Version) (Feat. Britney Spears)'


Christina Aguilera, Lil` Kim, Mya, Pink 'Lady Marmalade' (2001년 1위)

2001년 6월 2일자 차트 1위곡입니다. 뮤지컬 영화인 "물랑 루즈"의 수록곡으로, 무려 5주 동안 1위에 올랐던 기록이 있습니다.


원래 'Lady Marmalade'는 1975년 걸그룹 Labelle이 부른 것이 오리지널인, 당시로서도 상당히 고전적인 노래였습니다. 하지만 당대 최고의 가수들이었던 Christina Aguilera와 Lil` Kim, Mya, Pink가 곡을 다시 부르고, 일렉기타 중심의 편곡을 덧대는 등 보다 현대적인 느낌의 곡으로 다시 태어나며 세대를 가리지 않는 사랑을 받았습니다.


Christina Aguilera, Lil` Kim, Mya, Pink 'Lady Marmalade'


Brandy & Monica 'The Boy Is Mine' (1998년 1위)

1998년 6월 6일자 차트 1위곡입니다. "저 남자는 내 거야"라며 두 여성이 사랑싸움을 벌인다는 내용의 노래인데요. Michael Jackson과 Paul McCartney가 함께 부른 'The Girl Is Mine'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곡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무려 13주 동안 1위를 차지하며 역대 여성듀오의 노래 중 최장기간 1위를 차지한 곡으로 기억되고 있죠.


놀라운 점은 이 노래를 부를 때 Brandy와 Monica가 10대의 나이였다는 것입니다. 당시 둘은 라이벌구도가 형성되어 있었고, 이 곡을 함께 부르면서 그 관계가 가져다 주는 포텐을 다 터트릴 수 있었습니다. 비록 이후 다시는 이 때만큼의 인기를 구가하지는 못했지만요.


Brandy & Monica 'The Boy Is Mine'


Barbra Streisand & Donna Summer 'No More Tears (Enough Is Enough)' (1979년 1위)

1979년 11월 24일자 차트 1위곡입니다. 연도로 짐작 가능하겠지만, 이 곡이 바로 여성 컬래버레이션 1위 계보의 첫 번째 곡입니다. 


1978년, Barbra Streisand는 Neil Diamond와의 듀엣곡 'You Don`t Bring Me Flowers'를 차트 1위에 올리며 또 다른 듀엣의 대상을 찾았는데요. 그 때 눈에 띈 것이 바로 디스코의 여왕 Donna Summer였습니다. 1978~1979라면 디스코가 한창 절정의 인기를 자랑하던 시기입니다. Barbra Streisand 역시 이 흐름을 외면할 수 없던 것이죠.


정적인 팝 발라드로 진행되다가 중반부터 느닷없이(…) 디스코로 바뀌는 리듬으로 신선한 재미를 주는데요. 앞에는 완전한 Streisand의 곡이지만, 중반부터는 Donna Summer의 존재감이 상당합니다. 덕분에 두 가수의 디스코그래피 안에서도 상당히 독특한 위치를 점하는 곡들로 남아있는 듯 합니다.


Barbra Streisand & Donna Summer 'No More Tears (Enough Is En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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