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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on Sep 21. 2020

차트 신설한 빌보드. 달라진 점은?

장르 인사이드 #POP

매주 빌보드 차트를 체크하는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빌보드에서 2종의 위클리 차트를 신설했습니다. "글로벌 200 차트"와 "글로벌 Excl. US 차트"가 그것인데요. 둘 다 앨범이 아닌 싱글의 성적을 다루는 차트로, Hot100 차트와는 각각 교집합과 여집합의 성격을 가진 차트입니다. 


풀어서 설명해볼까요? 기존 (싱글차트로 통칭되는) Hot100 차트가 미국 내의 음악 소비 데이터만을 반영했다면, 글로벌 200 차트는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 200개 지역의 음악 소비 데이터를, 글로벌 Excl. US 차트는 "미국을 제외한" 전세계의 음악 소비 데이터를 반영해 차트를 제공합니다.


때문에 이 차트들을 비교해본다면, 빌보드 Hot100 상위권에 오른 곡이 미국에서만 인기가 있는 곡인지, 혹은 전세계적으로 인기가 있는 곡인지, 그도 아니라면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에서 인기가 집중되는 곡인지를 보다 직접적으로 알 수 있게 된 것이죠.

일례로 금주 BLACKPINK 'Ice Cream (with Selena Gomez)'은 현재 Hot100 차트에서 49위를 차지하며 전주 13위에서 급격한 하락세를 맞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글로벌 Excl. US 차트 순위를 확인했을 때는 6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 곡의 경우, 미국 내에서보다는 미국을 제외한 전세계에서 보다 큰 사랑을 받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BLACKPINK - Ice Cream (with Selena Gomez)


한편 미국을 제외한 국가들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노래, 그러니까 "글로벌 Excl. US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우리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Maluma라는 아티스트의 'Hawái'라는 곡입니다. 그는 콜롬비아 출신의 싱어송라이터로, 레게톤과 라틴 트랩, 라틴 팝 계열의 음악을 선보이는 아티스트입니다. 때문에 가사 또한 스페인어가 주를 이루지요.


뿐만 아니라 마찬가지로 라틴계 아티스트인 Sech, ROSALIA, Daddy Yankee, J Balvin & Farruko의 'Relacion', Ozuna의 'Caramelo'가 10위권에 있는 것을 보면, 현재 미국을 제외한 국가들에서는 라틴 음악이 그 중심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Maluma - Hawái

Ozuna - Caramelo


여기서 잠깐 퀴즈!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사용하는 언어는 무엇일까요? 부동의 1위는 많이들 아시듯 바로 중국어입니다. 그리고 2위가 바로 영어…가 아니라 스페인어죠. 


16세기 에스파냐 제국이 아메리카 대륙을 꿀꺽하며 엄청난 식민제국을 건설한 이래, 실질적으로 라틴계 문화가 전세계적으로 거대한 문화권을 형성하고 있는데요. 때문에 미국을 제외한 전세계 음악의 인기 순위는 라틴계 음악들이 주를 이룰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이 차트 역시 향후 라틴계 아티스트들의 이름이 상당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고요.

한편, 미국을 제외한 차트에서 눈길을 끄는 이름이 있으니 바로 J-Pop 아티스트와 그 노래들입니다. 37위를 차지한 YOASOBI의 '夜に駆ける'이 대표적인데요. 이들은 일본 소설이나 만화의 내용을 음악으로 만들기 때문에 특정 팬층의 엄청난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2인조의 작곡담당 멤버인 Ayase가 "하츠네 미쿠"로 대표되는 보컬로이드 오리지널 곡을 만들던 사람이라는 것이죠. 현재 일본의 음악 신은 보컬로이드 프로듀서 출신들이 메이저로 나서고 있다는 것이 주요한 흐름입니다. 이렇게 보면 그룹 활동의 내용도, 곡이 글로벌 차트 순위권에 올라 있는 현실도 비범하게 느껴집니다.


YOASOBI - 夜に駆ける


이처럼 글로벌한 각축전이 벌어지는 차트이기 때문에,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린 BTS와 BLACKPINK의 존재 역시 또 한 번 빛을 발하는 듯 합니다. 미국뿐 아니라 미국을 제외한 문화권에서도 대한민국의 가수들이 차트 최상위권을 꿰차고 있다는 것은 생각해보면 놀라운 일입니다. 이런 면에서는 국뽕을 조금 느껴도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빌보드 측에서는 글로벌 차트를 신설하며 "전세계의 음악 데이터를 수집하고, 제공하는 데에 2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다"고 밝혔는데요. 그 계기는 미국의 데이터를 반영하는 Hot100 차트에 다국적 아티스트들의 음악이 침투하기 시작했기 때문일 겁니다. 물론, 그 안에는 K-Pop의 약진 또한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K-Pop을 포함하여 앞으로 우리가 미국의 영향력 바깥에서 사랑 받는 음악들을 보다 손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지구별 인기 음악을 한 눈에 체크할 수 있는 글로벌 차트, 앞으로 음악 관계자들 사이에서 사용도가 높아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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